9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증시 전망을 보면 이달 코스피 예상범위는 2130~2200선이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2130~2180선을, KTB투자증권은 보다 낙관적인 2140~2200선을 제시했다.
호재로는 1분기 실적 예상치 상승, 갤럭시S8 공개, 미·중 정상회담 기대감을 꼽을 수 있다.
반면 불안요인은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던 재정확대 정책이 좀처럼 속도를 못 내고 있다.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도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큰 변수다.
우선 미 현지시간으로 14일 나오는 재무부 환율보고서에 주목해야 한다. 환율보고서 발표 전까지는 시장도 강한 상승곡선을 그리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외국인은 7일까지 한 주 동안 코스피 주식을 3082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기관도 마찬가지로 357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만 4358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보호무역 기조를 앞세워왔다"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무역 적자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 통상압력 확대 가능성이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1분기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올해 들어 실적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돼왔다.
김병연 연구원은 "1분기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기업 실적 예상치는 꾸준히 우상향됐다"며 "대외 불안감이 커지더라도 증시는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이 내놓은 코스피 영업이익 예상치는 1분기 42조9000억원, 2분기 43조9000억원, 3분기 45조9000억원, 4분기 41조5000억원이다.
김병연 연구원은 "이미 눈높이가 높아졌고, 정보기술(IT)주 위주로 실적이 개선된 점은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업종별 차별화 장세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실적 기대감이 지수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며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강한 실적 재료가 있는 업종으로 투자를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 모멘텀이 가장 강한 업종군으로 IT, 통신, 소재를 꼽을 수 있다"며 "2분기부터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크거나, 주가가 크게 빠져 가격적인 매력이 있는 업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는 유틸리티와 통신, 바이오, 패션을 비롯한 내수주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고배당 매력을 겸비한 중대형 우선주를 저가매수하는 것 역시 효과적인 투자전략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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