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북핵 고비…25일 창군절 도발할까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25일 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을 맞아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커 이번 한 주가 한반도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는 북한이 핵 또는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주요 날짜들이 밀집해 있다. 특히 화요일인 25일은 인민군 창건일이며, 금요일인 28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핵 특별 회의가 열린다.

이 같은 '북핵 캘린더'가 주목받는 이유는 5년, 10년 단위의 이른바 '꺾어지는 해'를 중시하는 북한이 4월에 들어서면서 올해가 김일성 생일 105주년, 군 창건 85주년이 되는 해라며 연일 의미 부여를 했기 때문이다.

앞서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15일)에는 6차 핵실험을 하거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감행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하고 신형 ICBM을 공개하는 데 그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일성 생일에 열병식만 진행했다는 점에서 창군절인 25일을 전후해서는 실제적인 무력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이르면 25일 한반도 해역에 나타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핵실험 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인민군대는 백두의 대업을 떠받드는 억척의 기둥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25일 전후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 진입할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수장해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외교가는 북한이 군 창건일인 25일을 계기로 중대 도발에 나설 경우, 당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와 28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주재로 열리는 유엔 안보리의 장관급 북핵 회의는 고강도 대북 압박 논의의 무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도 지난 21일(현지시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에서 트레일러로 보이는 물체가 포착되는 등 움직임이 관측돼 북한은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22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시 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을 축소할 것이며, 미국의 북핵 시설 선제타격 시 중국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중국의 움직임도 상당부분 진척이 있는 듯하다.

외교 소식통들은 중국이 공식·비공식적인 방법을 두루 동원,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의 고강도 압박과 미국의 경고에 부담을 느껴 정면돌파보다는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미국과 중국이 전례 없는 압박에 나선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핵실험이나 ICBM 발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미·중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과시하기 위해 중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저강도 도발은 할 수 있지만, 미·중이 정한 '레드라인'을 넘어설 대형 도발은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외교가는 만약 북한이 추가 도발 없이 4월을 보낼 경우 중국의 국면 전환 노력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북·미 대화를 중재하거나 자국이 의장인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의 모색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