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올 한 해 중국의 최대 외교 이벤트로 꼽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개최(14일)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포럼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이번 포럼에 한국을 초청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비롯한 관련 부처는 지난 10일 오전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회의 이모저모를 소개했다고 베이징청년보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대일로 정상포럼에는 130여개국에서 모두 1500여명의 국내외 귀빈들이 참석한다. 14일 오전 개막식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이어서 열리는 고위급 전체 회의에서는 일대일로 업무영도소조 조장인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를 비롯한 주요 관료들이 참석해 발언한다. 오후에는 정책조율, 인프라 구축, 경제통상, 금융투자, 민간교류, 싱크탱크 교류 등 6개 세부분야 회의도 열린다. 회의 기간 시진핑 주석 주재로 원탁 정상회의도 열린다.
앞서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포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을 포함해 유럽(스위스·스페인·이탈리아·체코), 아시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파키스탄·베트남·몽골·캄보디아 등), 남미(아르헨티나·칠레)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28개국 정상들이 골고루 포함돼 있다.
원래는 우리나라는 초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중국은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온 포럼에 한국을 초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새 정부에 일대일로 정상포럼 초청장을 보낼 의사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한국 측에서 이번 포럼에 참석하겠다는 소식이 있으면 적당한 시기에 발표하겠다"며 한국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포럼이 열리는 베이징 근교 휴양지 화이러우(懷柔)구 옌치후(雁栖湖)는 준계엄상태에 들어갔다. 주요 간선도로에서 교통관제가 실시되고, 회의가 끝나는 15일까지는 차량도 엄격히 동제된다. 베이징 시내 톈안먼(天安門)으로 이어지는 창안제(長安街) 등 주요 간선도로에 사복 공안이 배치됐다. 도로의 가로수와 화단도 새롭게 정돈되는 등 일대일로 포럼 개최를 위한 꽃단장이 한창이다.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첫 제창한 일대일로 구상은 중국에서부터 아시아, 북아프리카, 중동, 유럽까지 걸쳐 교통·에너지·물류 방면에서 방대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제적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잠재적으로 전 세계 64개국, 44억명의 인구, 글로벌 경제의 약 40%를 포괄해 프로젝트 경제적 가치만 150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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