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교수, 공정위원장 내정···"문 대통령 재벌개혁 국정철학 실현할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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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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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재벌개혁 전도사', '재벌 저격수'

문재인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의 별명이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함께 참여연대의 재벌 개혁 운동을 주도해 온 산증인이다.

박사학위 취득과 함께 서울시내 대학에 곧바로 교수로 임용된 실력파 소장 경제학자란 꼬리표가 따라다니기도 한다.

◆삼성 등 재벌 지배구조 전문가

김 교수의 내정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건 '재벌 개혁' 국정철학을 가장 잘 실현시킬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는 1962년 경북 구미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 단장,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으로 역임한 그는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재벌 개혁과 관련한 정책과 공약을 입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김 내정자는 삼성그룹 오너일가의 지배구조와 관련, 오래 전부터 연구를 진행해 왔다.

삼성그룹의 승계 과정에서 삼성에버랜드 CB와 삼성SDS BW 헐값발행 소송 등에 항상 그가 등장한다.

에버랜드 사건은 1996년 삼성그룹이 에버랜드의 CB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시세보다 낮은 금액에 발행, 이 회장의 아들 재용씨 등에게 넘겨 기존 주주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혐의의 사건이다.

10년간 이어진 공방끝에 대법원은 에버랜드 사건은 무죄, 삼성SDS 사건은 유죄를 확정했다.

최근 최순실-박근혜 특검과정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구속을 이끌어 내는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상당한 손해를 봤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 "삼성그룹 의사결정은 이사회가 아닌 미래전략실에서 이뤄진다"며 "미전실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하고, 많은 경우 무리한 판단을 하고 불법행위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4대 재벌 그룹 개혁 목표

삼성 이외에도 현대차, SK 등 상위 그룹의 지배구조와 총수경영 체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재벌개혁 필요성을 숱하게 시사했다.

김 내정자는 대선을 앞두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벌 개혁의 목표는 경제력 집중억제와 지배구조 개선의 두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력 집중 억제 방법에 대해 "삼성, 현대차, SK, LG 등 상위 4대 재벌만 대상으로 삼으면 된다"며 "이들이 30대 재벌 자산의 절반을 차지하는만큼 목표는 상위, 또는 최상위 재벌에게만 해당한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선의 경우 "개선 대상인 다수 대기업에게는 사전 규제보다 사후 규제를 강화하는 게 낫다"며 "정부가 미리 지침을 주는 게 아니라,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 시장이 압력을 넣게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김 내정자에 대한 재계의 우려와 달리, 의외로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간 많은 기업과 접촉하며 기존의 재벌에 대한 강경한 주장이 많이 누그러졌다는 평이다.

공정위 내부에서도 김 내정자에 대해 전문가와 합리성이라는 차원에서 환영을 뜻을 나타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 김 내정자는 공정위의 힘만으로 재벌개혁을 달성할 수 없고, 상법 개정이나 금융위원회의 역할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김 내정자는 지난 3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함께 문 캠프 산하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에 참여해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를 설계하는 데 기여했다.

김 내정자가 신정부 초대 '경제검찰'의 지휘를 맡으면서 문 대통령의 '재벌개혁' 국정철학 실현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 관계자는 "공정위원장 내정을 예상보다 빨리 했다는 것은 문 대통령의 '재벌 개혁' 의지에 대한 상징성을 가진다"라며 "김 내정자를 보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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