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참여정부 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로 나아갈 것"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을 하루 앞둔 22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방문객들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김해) 김혜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은 23일 "우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매년 추도식에 참석해왔던 문 대통령은 이날 현직 대통령이 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추도사를 통해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한다"며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했다.

참여정부의 과오를 뛰어넘고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국민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개혁도 저 문재인의 신념이기 때문에, 또는 옳은 길이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국민과 눈을 맞추면서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아가겠다"며 "국민이 앞서가면 더 속도를 내고, 국민이 늦추면 소통하면서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못다한 일은 다음 민주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서도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며 "우리가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주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와 인권,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와 이념 갈등, 차별이 없는 나라가 노 전 대통령이 그리던 국가의 모습이라고 언급한 뒤 "(노 전 대통령은)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부터 초법적인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서민들의 언어로 국민과 소통하고자 노력했지만 그러나 이상은 높았고 힘은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노무현의 좌절 이후 우리 사회, 특히 우리의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다"면서 "하지만 이제 그 꿈이 다시 시작됐다. 노무현의 꿈은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할 것"이라며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린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 그때 다시 한 번, 당신이 했던 그 말, '야, 기분 좋다!' 이렇게 환한 웃음으로 반겨달라"고 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 등 노 전 대통령 유족, 정세균 국회의장 등 전·현직 국회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야 정치인, 일반 시민 등 모두 3만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인파가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