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잊은 '갱춘기' 아재들, 무리하면 '허리' 다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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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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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대자생한방병원 김상돈 병원장, "골밀도 줄어드는 시기 척추 건강 유의해야"

  • 고강도 익스트림 스포츠 즐기는 중년들 충분한 준비운동 필수적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 요즘 우리 사회엔 '아재'라고 불리는 40~50대 남성들이 하나의 신드롬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력과 심리적 여유를 가진 '아재' 들은 우리 사회의 트렌드 전반을 이끌고 있다.

최근엔 갱년기 나이에 접어든 중년 남성들이 사춘기 소년의 열정을 가졌다는 의미로 '갱춘기'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갱년기 중년남성들이 겪는 호르몬 감소에 따른 신체변화는 여러 가지 척추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해운대자생한방병원 김상돈 병원장의 도움말로 아재들의 건강한 중년 만들기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자.

◆ 익스트림 스포츠 즐기는 중년 남성, 염좌와 디스크, 골절상 등 부상에 주의해야

# 여름을 맞아 서핑을 배우기 시작한 직장인 이모씨(45). 구릿빛 피부로 해변을 누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서핑보드에 몸을 싣고 과감히 바다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정작 바다에선 균형을 제대로 못잡아 일어서지 못해 애를 먹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된 요통에 병원을 찾은 그는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이씨처럼 요즘 중년들은 서핑을 비롯해 번지점프, 암벽등반, 웨이크보드 등 젊은 세대들도 쉽게 도전하기 힘든 익스트림 스포츠에 적극적이다. 극한의 상태에 도전해 짜릿한 스릴을 맛보며 청춘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체력소모가 크고 과격한 고강도의 운동들 인만큼 중년의 나이를 잊고 과도한 신체활동에 몰입하다 보면 부상당하기 쉽다.
 

한 서퍼가 서핑 명소 부산 송정앞바다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사진=해운대자생한방병원]


서핑은 유산소 운동만큼 칼로리 소모가 많고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다. 특히 균형잡기가 중요한 운동이라 보드 위에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쓰다보면 온 몸이 경직되거나 몸을 지탱하는 허리에 과도하게 힘이 실릴 수 있다. 가볍게는 염좌나 타박상부터 심하게는 디스크, 골절상까지 부상당할 수 있다.

김상돈 병원장은 "갱년기는 호르몬 감소로 근육량과 골밀도가 부족해지면서 척추관절의 노화가 진행되는 시기"라면서 "그런만큼 중년들이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때는 안전장비를 제대로 착용하고 충분한 준비운동과 자세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흥과 끼넘치는 중년 클러버(Club Lover), 밤새는줄 모르고 여흥 즐기는 동안 허리는 지쳐간다

최근 중년 미혼남성들이 출연해 '갱춘기'라는 신조어 탄생에 한 몫한 TV프로그램이 있다. SBS '미운우리새끼'다. 특히 나이를 잊고 통큰 취미생활을 즐기는 '애주가 김건모'와 클럽매니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클러버 박수홍'이 중년 남성들의 욕망을 대변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젊은 매력을 발산하려는 아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음주가무는 척추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6년 입원환자 대상 연령별 다빈도질병(20위) 통계'에 따르면 허리디스크(기타추간판장애)가 40대와 50대 중년층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난 질환으로 꼽혔다. 특히 40대에선 전체 입원환자 38만3000명 가운데 6만1000여명(약 16%)이, 50대에선 52만 7000명 중 7만 3000여명(약 13.8%)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이후에 디스크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우리 신체가 중년을 기점으로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갱년기는 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사춘기와 달리 호르몬 분비가 저하되면서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다. 일반적으로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은 30세를 전후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해마다 약 0.8~1.3%씩 감소한다. 이로써 노화에 접어든 50~70세 남성의 30~50%는 호르몬 변화에 따른 다양한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체중증가, 불면증, 근력저하, 가슴 두근거림 등이 있을 수 있고 이는 각종 척추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 준비없는 즉흥적인 캠핑은 척추∙관절에 독(毒)된다

캠핑을 취미로 하는 중년 아재들은 소문난 캠핑 장소를 찾기 위해서라면 장시간 운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장시간 운전은 근육을 긴장시키고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기 쉬워 허리와 목, 무릎 관절에 좋지 않다. 세계적인 척추 저명의 나켐슨 박사는 앉아있는 자세가 서 있을 때 보다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40%가량 증가한다고 밝혔다. 결국 앉은 상태로 디스크가 장시간 압박을 받게 되면 염증이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한 요통이나 경추통이 발생하기 쉽다.

여행에서 생길 수 있는 장거리 운전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틈틈이 휴게소에 들러 스트레칭을 해주면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올바른 운전 자세도 중요하다. 운전석 등받이를 110도 정도로 유지하고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넣고 등을 등받이에 붙이는 것이 좋다. 허리의 굴곡 유지를 위해서 얇은 쿠션을 허리에 받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름 초입에 있지만 아직은 일교차가 크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근육이 수축되고 긴장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 게다가 딱딱한 텐트 바닥은 척추가 S자 곡선을 유지하는 것을 방해하고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도 경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김상돈 병원장은 "건강을 생각해서 캠핑장에선 매트리스나 두꺼운 담요로 바닥을 푹신하게 해서 취침하고 침낭이나 담요, 여벌의 옷을 충분히 준비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면서 "캠핑을 다녀와선 온탕에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요통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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