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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의그림판] 눈에 넣어도 안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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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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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소연 기자 =한 소녀가 있다. 누군가 자신을 불러 돌아본 모습인지, 서투른 솜씨로 얼기설기 땋은 머리를 자랑하는 건지, 그리고 사진인지 그림인지 헷갈린다.
마지막엔 ‘첫사랑이려나’, ‘정말 사랑스럽다’는 등 수만 가지 생각을 떠올려보지만 딱히 답을 찾지 못한 채 작가의 자상하고 따뜻한 시선을 온전히 느낀다.

[게르하르트 리히터(Richter, Gerhard), ‘베티(Betty)’, 1988, Oil on canvas, 101.9×59.4㎝ ]


이 그림은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1932~)의 1988년도 유화작품으로 그림 속 인물은 작가의 딸 베티다. 그 따스한 시선이 부모님의 시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내 머릿속은 의문을 해결한 기쁨보다 ‘부모의 마음’ 한 조각을 얻은 것 같았다. 수많은 장벽을 만나 눈물 한 사발, 좌절 한 움큼 쥘 때마다 의기소침해졌을 젊은 취준생에게 드라마 '미생'의 유명한 대사와 함께 이 그림을 조용히 건네고 싶다. “잊지 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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