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스피커 '구글홈'. [사진=구글 제공]
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이 올 하반기 글로벌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스피커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시장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미국 구글과 아마존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AI 음성인식 스피커는 냉장고 등 다양한 기기가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의 여부가 AI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에서의 성패에 달렸다는 뜻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AI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의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카돈’은 마이크로소프트(MS) AI 음성비서 ‘코타나’를 탑재한 스피커 ‘인보크(Invoke)’를 올 가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음성명령으로 조명을 켜는 등 스마트 홈 기능을 수행하고, 교통 상황 등의 일상적인 정보도 전달한다. 또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도 추천해주며 MS의 스카이프 인터넷 전화와도 통합돼 관련 서비스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인보크 뿐만 아니라 자사 AI 음성비서 ‘빅스비’를 탑재한 스피커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정보기술(IT) 특허전문 사이트인 ‘패이턴틀리모바일’은 삼성전자가 독립형 오디오 기기 디자인 특허를 취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애플도 빠르면 이달 자사 AI 음성비서인 ‘시리(Siri)’를 기반한 스피커를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애플 임직원들은 자체 개발한 AI 음성인식 스피커를 비밀리에 테스트해왔으며, 이 제품은 현재 후기 시제품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스피커는 아이폰·아이패드 등 휴대기기와 집안 가전제품을 연동하는 프레임워크인 ‘홈키트’(HomeKit)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홈키트는 원격으로 원하는 방의 등을 켜거나 집안 온도를 조절하고 문을 잠그는 서비스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AI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 진출이 임박하면서 그 파장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AI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은 아마존의 ‘에코’와 구글의 ‘구글홈’이 ‘1강1중’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업계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경우 TV와 냉장고 등 세계 가전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AI 음성인식 스피커의 핵심은 주변 기기와의 연동성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애플 뮤직과 같은 서비스와 애플워치, 아이폰 등 기존 기기와의 연동성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IT(정보기술)업체들의 AI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진출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관련 시장의 성장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다만 가전제품 등과의 연결성이 핵심인 시장의 특징으로 고려했을 때 애플은 상대적으로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I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 규모는 2015년 3억6000만 달러에서 2020년 21억 달러로 5년 동안 483% 성장이 전망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