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글로벌 진출 조건 '道·天·地·将·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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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차장
입력 2017-07-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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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철 세라젬 대표(법학박사)

 

우리는 수많은 구조개혁 등 숙제를 껴안고 살아간다. 역시 근본적인 처방을 어떻게 할까를 고민한다.

'혁신은 조직의 숙명(宿命)이자 리더의 사명(使命)'이다. 현재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는 특히 성장의 한계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극복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과감한 혁신 없이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 필요하다. 파괴적인 혁신을 통한 실행력 제고로 위기 돌파에 나서야 한다.

손자병법에서 '전쟁은 백성 생사가 걸려있고, 나라 존망이 달린 국가적 중대사'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비즈니스 구조개혁과도 같다. 레드오션 시장에서 비즈니스 전쟁은 기업 구성원 생사가 걸려 있고, 더 나아가 사업 존폐가 걸려 있는 기업의 중대사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을 치르자면 다섯 가지 조건을 세심하게 따져보고, 뛰어난 계책을 세워야 하는데, 그것을 '오사(五事)'라고 한다. 바로 도(道)·천(天)·지(地)·장(将)·법(法)인 것이다.

첫째로 살펴야 하는 것이 도(道)다. 군주와 백성이 한마음이 되는 것을 말한다. 도란 백성들이 군주와 뜻(意)을 같이하고 따르게 하여 생사조차 두려워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즉 평상시 내정(內政)을 바르게 하면 전쟁이 일어나도 국민은 통치자를 믿고 명령을 따르게 되기 때문에 죽고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생(死生)을 함께 할 수 있다.

기업 성공비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가 신념이다. 그리고 생각이 다른 수많은 사람이 모인 조직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원칙과 기준이 필요한데, 이른바 '핵심가치'다. 성공한 기업가는 핵심가치를 실천해 만든 기업경영 철학으로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맥도널드 창업가 레이 크록은 "과감하게, 남들보다 먼저, 뭔가 다르게",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정보혁명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눈부신 성공은 "고객 이익이 우선돼야 한다"는 마윈 회장이 지닌 확고한 신념의 실천 결과물이다.

둘째는 천(天)이다. 천이란 흐림과 맑음, 추위와 더위, 계절의 변화 등 날씨를 말하는 싸우는 때를 의미한다. 비즈니스 전쟁에서도 때가 있다. 소위 타임(때) 법칙이 있다. 해야 할 때가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전쟁을 어느 시기에 하는 것이 이로운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셋째로 살펴야 하는 것이 지(地)다. 지란 싸우는 장소를 말하는 것으로 거리의 멀고 가까움, 지세의 험함과 평탄함, 지역의 넓고 좁음, 지형의 유리함과 불리함 등을 뜻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진출지역에 대한 스와트(SWOT) 분석이다. 국가나 지방마다 언어와 문화, 적용 법규가 상당 부분 다르기 때문이다. 즉 각국 현지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거다. 각국 법인별 전략적 우위성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 타깃 시장(마켓)의 거시적인 매력도와 그 시장에서 자사의 상대적 경쟁력(우위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어디에서 싸워야 이길 수 있는가를 잘 판단해야 한다.

넷째로 봐야 하는 것은 장(將)이다. 장은 전쟁을 수행하는 장수로서 상황을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지력(智力)이 있는가, 부하에게 신뢰(信頼)를 받고 있는가, 어진 마음(仁)을 갖고 있는가, 어려움을 뚫고 나갈 용기(勇気)가 있는가, 군기(軍紀)를 확보해 나갈 엄격(厳格)함이 있는가이다.

글로벌 리더 능력에 대한 분석은 명석한 지혜, 사원들의 신뢰, 나눔의 인간애, 두려움 없는 용기, 엄격한 조직운용 등이다. 이 다섯 가지 조건이 바로 리더인 장군의 기본이다. 이 중에 하나만 빠져도 모든 통솔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하나만 뚜렷하게 뛰어나도 곤란하다. 다섯 가지가 원만하게 서로 관련을 갖고 혼연일체가 돼 하나의 인격으로 작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섯 가지 조건 중에는 모순돼 서로 반발하는 것도 있다. 이를테면 지와 용이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모른다는 것은 강한 것이다. 또 지나치게 알고 있기 때문에 빨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그러나 모르기 때문에 강한 것은 진정한 용기가 아니다. 인과 엄은 간혹 양립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어떠한 부정에 대해서도 관대(寬大) 이외의 태도를 취하지 못한다는 것은 올바른 인이라고 볼 수가 없다. 넓게 보는 엄은 그대로 인으로 통한다고 할 것이다.

다섯째로 살펴야 하는 것은 법(法)이다. 법을 전쟁 측면에서 보면 군대 운용을 위한 각종 법제와 규율, 편재 등을 말한다. 리더인 군주와 장수는 준엄한 법규를 세우되 적절하게 변화시키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군대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그만큼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

"왜 글로벌에 진출하는가?" "글로벌 비즈니스 전개를 도모할 필요와 의의는 무엇인가?" "자사의 글로벌 정책 중에 각 국가 비즈니스가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등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기업이념, 사업방침, 진출사상 또는 경영철학의 확립이 필요하다. 이런 매우 기본적인 질문에 대해 대답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근거가 모호해진다.

예컨대 풍부한 경영자원을 투입해도 효과적으로 움직여지지 않고, 기대한 성과도 얻을 수 없다. 바꾸어 말을 한다면 존재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글로벌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의의도 뚜렷하지 않고, 장래 비전과 방향성이 불분명해 비즈니스를 추진해 가는 사업 주체도 성장 에너지가 부족하게 된다.

19세기 중순에 일어난 미국 캘리포니아의 '골드러시(Gold-rush)' 현상은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중국 비즈니스에서 실패한 기업들은 '중국열풍·중국투자 붐'에 쫓겨 진출한 경우도 많다.

사업의 오너, 즉 경영책임자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사업에 대한 '리스크'를 '각오'한 후, 글로벌 진출에 대한 명확한 사업이념 또는 경영철학 사상을 갖고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념 없는 곳에 발전이 없다!'라고 하는 점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글로벌 비즈니스에 제한되지 않고, 비즈니스 성공의 요점은 주체성 있는 사업이념에 있다. 즉 말하자면 사업 자체에 영혼이 투입되어 있지 않은 계획은 '그림의 떡'이 된다.

손자병법의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을 통해 '기업경영에 나서는 나의 자세'다. △도(道): 기업이념(핵심가치: 존재이유, 경영이념, 행동지침)을 바탕으로 △천(天): 하늘이 준 타이밍(타임법칙)을 놓치지 않고 △지(地): 사업의 핵심 국가에서 전 세계로(SWOT분석) △장(將): 리더로서 자세(지·신·인·용·엄)를 갖추고 △법(法): 기본과 원칙 시스템 등을 바탕으로 진출한다.

이상의 다섯 가지를 잘 아는 장군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고, 모르는 장군은 패할 것이라는 손자의 이야기를 되새겨본다. 따라서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도 이런 조건을 나라별 상황과 잘 비교해 정세를 면밀히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CEO, 리더의 진정한 지(智)·신(信)·인(仁)·용(勇)·엄(嚴)의 자세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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