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예 기자 =# 잠실역에서 꽤 떨어진 골목, 10평 남짓한 가게에서 '썸타는족발'을 운영하는 사장님 최형우 씨는 배민아카데미 수업을 지난해부터 수강하고 있다. 최 씨는 서비스 마인드부터 고객의 지갑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열리게 하는지까지 배민을 통해 알게됐다고 했다. 이후 썸타는족발은 800만원을 오가던 매출이 2년만에 6배 올랐고, 최 씨 혼자 조리부터 서빙, 배달까지 하던 일을 직원 4명과 아르바이트생 2명을 고용해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장사수완이 좋아졌다고 했다. 최 씨는 배민아카데미 수업을 들으며 '족발 프랜차이즈' 사업을 꿈꾸고 있다.
'배민아카데미'는 배달의민족이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만든 무료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4년 시작해 현재까지 매달 1회 이상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3996명의 사장님들이 수업을 들은 배민아카데미는 자영업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며, 6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참석이 가능한 인기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배민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지난달 배민아카데미를 진행할 전용 공간도 열었다. 김 대표는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우아한형제들 본사 바로 옆 건물 3층에 '자영업자 성공지원센터 배민아카데미'의 둥지를 잡았다.
지난 6일 배민아카데미 수업 시즌3 '꽃보다매출'의 7번째 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배민아카데미를 방문했다. 입구부터 '배민다운' 익살이 느껴지는 이 곳에는 '쑥쑥방'과 '자란다방'으로 두 개의 교육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이번 교육은 좀 더 넓은 '자란다방'에서 진행됐다. 11시부터 시작된 첫 교시는 이재욱 피자알볼로 대표가 강단에 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자금 2500만원으로 피자 가게를 시작해, 2030년 피자 학교를 세우는 꿈까지 갖게 된 이 대표의 강연을 들으며 사장님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감탄하기도 하며 의지를 다지는듯 보였다.
이 대표의 강의 후에는 배민아카데미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가 이어졌다. 이미 7번째 수업인 터라, 친분이 쌓인 사장님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즐겼다. 배민아카데미 관계자는 "수업이 교육을 받아 도움을 얻는 것도 있지만, 사장님들끼리 네트워킹을 통해 얻는 실질적인 도움들도 많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후에는 신병철 배달의민족 최고자문위원이자 경제·경영분야 박사의 강의가 진행됐다. 신 박사는 이미 '논문을 읽어주는 남자' '중간계 캠퍼스' '논문 100편 씹어 먹기 프로젝트' 등으로 유명세를 탄 인기 강사이기도 하다.
이전 수업이 성공을 응원하는 의도의 수업이었다면, 신 박사의 강의는 자영업자들이 접해보지 못한 '논문'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다. 그는 이론들을 사례 풀어 설명했고, 쉽게 이해해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저항 없이 가격을 올리는 방법', '묶음 판매는 가격 저항을 줄인다' 등 사례를 들며 이해를 돕자 강의장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왔고,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들어 PPT 화면을 촬영해 담는 적극성도 보였다.
이번 시즌은 정원 55명 중 평균 출석률이 52명일 정도로 참여도가 높았다. 처음 30명 정원에 7명이 오던 배민 아카데미는 자영업자들이 열정을 보여야 심사를 통해 경쟁률을 뚫고 들을 수 있는 교육이 돼 있었다. 배민아카데미 관계자는 "배민아카데미 전담 팀과 수업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아한형제들이 이 프로그램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배민스럽게 이끌어가는 상생 프로그램으로 계속 진행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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