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큰 기대 속에 개최된 '미중 포괄적 경제대화'가 별다른 성과없이 막을 내렸지만 중국은 이번 회담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주미 중국 대사관은 20일 (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전날 본회의에 이어 진행된 별도 회담에서 양국은 글로벌 철강 과잉생산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조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회담의) 브레이크아웃 세션 동안 양측은 철강, 알루미늄, 첨단기술 무역에 대한 토론에 초점을 맞췄다"며 "양측은 전 세계 철강 과잉 생산능력 절감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했으며 이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조치에 합의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번 성명은 애초 회담이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도 없이 '빈손'으로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국은 최대 현안인 철강 문제에 있어 진전을 이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성명은 이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조치'가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미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발표한 짧은 성명을 언급하며 중국 측 성명에 대한 논평은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성명에서 로스 장관과 므누신 장관은 "중국은 양측이 협력해야 할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라는 공유된 목표를 인정했다"고 밝혔을 뿐 철강 문제에 대한 합의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주미 중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과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서비스 분야의 무역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양측은 경제협력을 위한 1개년 계획을 추진해 '조기 수확(early harvest)'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미 상무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이번 회담에서 중국 측에 철강 생산과잉 해소와 외국 기업에 대한 개방 등을 요구했으나 중국 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번 미.중대화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양국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짧았던 허니문이 끝난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의 시각은 다르다.
중국 관영언론은 양국이 이번 대화에서 미중 무역·투자, 100일 계획과 1년 계획, 글로벌 경제 이슈, 거시경제정책과 금융업, 농업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고 미국의 대(對)중 무역적자를 줄이는데 건설적인 협력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0일 “이번 대화에서 이룬 가장 큰 성과는 협력이라는 정확한 방향을 확립하고 대화와 협상을 갈등 해결의 기본 방식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는 향후 미중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한 탄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화에 중국 측 대표로 참석한 왕양(汪洋) 국무원 부총리는 미국 측에 “대화를 한다고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충돌은 즉각 양국의 이익을 훼손한다”며 “협력과 공생을 추구하는 것만이 중미 관계를 긍정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0일 '중미 경제대화 美 언론 평가만큼 참담했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 주류 언론이 중미 양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기만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중국은 미국과의 마찰을 원하지 않지만 자국 안보·이익 수호라는 마지노선이 있고 정부가 앞장서서 미국 제품을 사라고 홍보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중국도 미국의 지나친 대중적자를 원하지는 않지만 이는 미국의 문제로 중국이 해결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