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닷컴이 헬스케어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하는 사업마다 주목 받으면서 업계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헬스케어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CNBC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마존은 현재 의료 기록, 원격 진료 등에 특화한 '1492'라는 비밀 연구팀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92'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상륙한 해에 빗대 작명한 것이라는 평가다.
1492 연구팀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적절하게 활용해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효자 상품인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에 탑재된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통한 의료 상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의료 정보 기록, 원격 진료, 헬스케어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체 의료 기기 개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CNBC는 "아마존은 일부 구직 사이트에 ‘a1.492’라는 키워드를 등록해 UX 디자이너, 헬스케어 IT 전문가 등 전문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연구팀 운영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IT 기업은 아마존이 처음은 아니다. 애플은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고 보고 자사 제품인 애플 워치와 연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혈당 수치 모니터용 센서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로 구성된 비공개 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이 업계에 퍼지기도 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각각 구글 헬스(Google Health)와 헬스 볼트(HealthVault) 등의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 속에 향후 헬스케어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대되는 규모가 연 3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른바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하는 아마존이 헬스케어 진출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온라인 서점 운영을 시작으로 유기농 슈퍼체인 홀푸드마켓 인수, 우주 관광 등 온·오프라인 통합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의 디지털화에 깊이 관여했던 아니쉬 초프라 전 백악관 국가CTO(기술최고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가 헬스케어 시스템을 탐색하고, 유능한 시장 참여자들이 디지털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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