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블라인드] 카카오뱅크 핵심전략은 '라상무' 라이언?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 영업이 시작된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 세빛섬 FIC컨벤션에서 열린 한국카카오은행 출범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전용 어플리케이션과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선보이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카카오뱅크가 출범 100여시간 만인 31일 오후 1시 개좌 개설 100만좌를 돌파했다. 수신액은 3440억원, 여신액은 3230억원에 달했다. 국내 16개 시중은행이 1년간 확보한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가 15만건, 케이뱅크가 출범 100일 만에 40만명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성공 요소로 △7분 만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간편한 가입절차 △최저금리 신용대출 △10% 수준의 해외송금 수수료 △4200만명의 카카오톡 기반 등을 꼽았다. 하지만 정작 카카오뱅크에 가입한 고객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바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다.

카카오프렌즈는 국내 캐릭터 선호도 조사에서 '뽀통령' 뽀로로를 제치고 당당히 정상에 오를만큼 위력이 대단하다. 10·20대 소비자에게는 아이돌 수준의 관심과 함께 팬덤이 형성될 정도다. 일부 열혈팬은 라이언 캐릭터를 의인화해 K그룹(카카오) R군, 어피치 캐릭터를 A양이라고 부르고 있다. '입덕'(팬이 되었다는 뜻)했다는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카카오뱅크도 캐릭터 마케팅을 적극 시작했다. 카카오프렌즈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라이언, 어피치, 무지, 콘을 전면에 내세웠다. 고객들은 이미 다른 은행에 계좌와 체크카드가 있지만, 카카오프렌즈 얼굴이 담긴 캐릭터 카드가 제공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주저 없이 계좌를 만들었다.

무료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기념으로 입출금 통장을 만든 고객에게 카카오프렌즈 신상 라이언 이모티콘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인데 인터넷에는 '라이언 이모티콘 받는 방법'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라이언은 카카오프렌즈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캐릭터다.

온라인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카카오뱅크 핵심전략은 '라상무'(라이언)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라이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카카오 직원들이 라이언에게 임원 대우를 해준다는 뜻이다. 무지는 무차장, 어피치는 어대리라는 직함도 얻었다. 라상무는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조만간 전무로 승진할 예정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