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발언대] ​행정수도(行政首都)의 조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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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은 세종무궁화로타리클럽 회장
입력 2017-08-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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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지은 세종무궁화로타리클럽 회장.

한 국가의 수도란 어떤 의미일까.

그 나라를 대표하는 도시가 되어야 할 것이다. 행정수도라 한다면 언어, 정치, 행정, 관습을 대표하는 그 국가의 표준적인 도시가 되어야 할 것이며 그 국가의 다양한 가치관을 포용할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처음 세종시에 왔을때 아직 살아있는 지역사회의 공동체 문화에 매료되었다. 또 살아가면서 전국 각지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의 다양한 가치관에 때로는 혼란을 느끼고 때로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곤 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다고 모든 사람이 다 그런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 가졌던 문화적 충격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아주 편협된 사회의 일부의 문화와 가치관을 접하며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와 사귐 속에서 좀 더 폭넓은 가치관을 갖게 되었다.

어떤 도시가 이렇게 전국 각지의 사람들을 한데 끌어모을 수 있었을까. 아마 국가적으로 기획되보 추진된 행정중심복합도시였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그러면서 도시가 생겨난지 5년도 되지 않아서 주민 만족도 1위의 도시가 되었다는것은 그 만큼 열린 마음과 개척자 정신을 가진 이주민이 이 도시에 이사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세종시가 실질적 행정수도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 것일까. 무엇보다도 다양한 가치관을 관대하게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너는 틀리고 나는 옳다는 생각으로는 도저히 국가적 통합을 이룰 수 없다. 너와 나의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 받아들이는 수용과 관대함이 이 도시의 새로운 가치가 될 때 세종시는 실질적 행정수도가 될 수 있을것이다.

그런데 간혹 안타까운 측면이 보인다. 이 도시가 고향인 분들과 새로 이사온 분들과의 소통의 부재이다. 원래 사시던 분들 중에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기 위해 애써 주신 분들이 많이 있다.

특히 조상 대대로 경작하고 지켜온 고향땅을 행정중심복합도시 구역으로 수용되어 그 외 지역에 거주하시는 분들,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기 위하여 힘써 싸우셨으나 상대적으로 시청 및 교육청등의 이전으로 상권등의 피해를 입고 계신 분들도 있다.

신도시 개발로 급격히 주거환경이 변하여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도 있고 조상 대대로 짓던 가업인 농사를 더 이상 지을수 없는 분들도 있다.

한편 이 도시로 이주해 온 공무원들은 잦은 서울 출장과 인사이동에 따른 근무지 변경으로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경우도 많고 하루 다섯시간의 출퇴근 시간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까지 살아오던 수도권의 교육 문화 유통의 혜택에서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고 갑작스런 이사로 재산상의 손실을 입은 분들도 있으며 역시 거주지 변경에 따른 부적응을 호소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어떤 불편은 시간이 해결학 주겠지만 교육이나 정신적 부적응과 같은 문제, 가족이 떨어져 살게 되는 고통 같은것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희생이다.

이런 서로의 희생을 서로 감싸안고 세종시를 실질적 행정수도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때 이 모든 희생은 의미있는 것이 될 것이며 한차원 높은 문화적 다양성으로 승화해나갈 것이다.

그리하여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도시문화를 이끌어 나가고 더 나아가 세계도시의 모범적 사례로 자리를 잡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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