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4년 만에 '국정원 댓글' 재수사···여론조작 진상·'윗선' 개입 등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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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이 기자
입력 2017-08-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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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조작' 증거 확보…원 전 원장 혐의 추가될까

  • 보수정권 '윗선' 개입에도 수사 초점

검찰이 4년 만에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적폐청산' 수사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중간간부 정기인사 후 이날 서울중앙지검 부장급 검사들이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서 국정원 '사이버 외곽팀'(댓글부대) 사건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모양새다.

댓글 재수사에는 2013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했던 검사들이 다시 만나 손발을 맞추게 됐다. 당시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필두로 박찬호 2차장이 수사를 지휘하고, 진재선 공안2부장, 김성훈 공공형사수사부장 등이 수사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는 사이버 외곽팀의 대규모 여론조작의 진상과 '윗선'의 개입, 즉 최종 지시권자 규명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앞서 검찰은 공안 2부를 중심으로 지난 11일과 14일 두 차례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로부터 관련 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해왔다.

사이버 외곽팀의 활동은 앞서 적폐정산TF의 조사를 통해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 3일 발표된 중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전단이 원 전 원장 취임 이후인 2009년 5월부터 2012년 말까지 '사이버 외곽팀'을 통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하며 대선 등 각종 선거에 불법 개입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외곽팀은 팀장급 30명과 3500명에 달하는 팀원 전원 민간인으로 구성됐다.

개혁위는 팀장급 30명에 대한 조사를 국정원에 권고한 상황이다. 개혁위 TF팀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번 수사에서는 원 전 국정원장의 재판이 관심사다.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13년 기소된 원 전 원장은 오는 30일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법원에 선고를 미루고 변론을 재개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검찰은 TF 조사 자료에서 새롭게 확보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원 전 원장의 혐의를 추가·구체화해 공소장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사실에 조직적인 국정원의 정치 개입 정황이 포함되면 원 전 원장에게 다소 불리한 방향으로 재판이 전개될 수 있다.

이번 수사는 국정원의 정치개입과 보수정권 '윗선'과의 연관성도 조사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정권 고위 인사들의 구체적인 개입 여부가 검찰의 수사 선상에 놓이는 것이다.

TF가 조사한 자료에는 댓글 사건의 책임 소재를 밝힐 수 있는 단서가 될 만한 기록들이 있다. TF팀은 국정원이 2011년 10월 'SNS를 국정홍보에 활용하라'는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한 달 뒤 'SNS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이란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국정원 적폐정산 TF가 댓글부대 사건 외에도 세월호 참사 관련 의혹이나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다양한 사건을 조사하는 만큼 검찰의 수사 대상이 더욱 광범위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TF는 지난달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 채동욱 검찰총장 뒷조사, 극우단체 지원,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등 총 13개 사건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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