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58)는 사법부 내에서도 진보·개혁 세력의 법관으로 분류된다.
1959년 부산 출신인 김명수 후보자는 부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5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현재는 춘천지방법원장과 강원도 선거관리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양승태 현 대법원장(69·연수원 2기)과는 무려 13기수 차이가 난다. 나이 차이도 11살이다. 48년 만에 대법관을 지내지 않은 현직 법원장이 곧바로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됐다는 점에서도 파격 인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또한 현재 양 대법원장을 제외한 13명의 대법관 중 김 후보자보다 기수가 낮은 대법관은 박보영(16기)·김재형(18기)·김소영(19기)·박정화(20기) 대법관 등 4명이다. 고영한(11기)·박상옥(11기)·김신(12기)·김용덕(12기)·조재연(12기)·김창석(13기)·조희대(13기)·이기택(14기)·권순일(14기) 대법관 등은 김 후보자보다 연수원 선배다. 선배인 대법관이 더 많은 상황이다. 만일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절차를 거쳐 대법원장에 최종 임명되면, 9명의 연수원 선배 대법관이 있는 대법원의 수장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검찰에 이어 대법원장까지 파격 인사를 통해 강력한 사법부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이어 '유엔 국제인권법 매뉴얼' 한국어판을 처음으로 발간한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초대와 2대 회장을 역임하는 등 개혁 의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함께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첫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인권법 분야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김 후보자는 서울고법 행정부 재판장 시절, 군무원이 근무시간 중 동료 여직원에게 음란 동영상을 보여준 사건에 대해 상대방이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더라도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군부대 내 여성 인권 신장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 민사재판을 맡는 법관과 직원들의 실무지침서인 법원 실무제요 민사편 발간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 민사조장을 역임하는 등 민사재판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이밖에 서울고등법원 산우회 회장과 대법원 산우회 부회장을 맡는 등 법조계 안팎에서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후보자는 딸과 아들도 모두 현직 법관으로 재직 중인 법조인 가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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