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국민 약속을 했던 ‘지주사 전환’을 위한 단초 작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 등 롯데그룹 4개 계열사는 29일 지주사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과 분할합병 승인 안건에 대한 임시주주총회를 일제히 개최한다. 분할합병안이 최종 결의되면, 롯데는 오는 10월 초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일단 주총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란 게 그룹 안팎의 중론이다. 다만 분할합병안은 주총 특별결의 안건으로 승인 요건이 다소 까다롭다. 전체 주주의 절반 이상이 출석해야 하며,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안건에 찬성해야 한다.
현재 롯데제과 등 4개사 모두 필요한 의결권 정족수는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롯데는 최근 4개 회사의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소유 현황을 통해, 신동빈 회장의 우호 지분이 과반이라고 밝힌 상태다.
특히 이번 분할합병안 승인의 최대 변수였던 국민연금기금도 지난 25일 롯데 4개사의 분할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의결했다. 국민연금은 롯데제과 4.03%, 롯데쇼핑 6.07%, 롯데칠성 10.54%, 롯데푸드 1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여론도 이미 신동빈 회장의 ‘지주사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세계 최대 국제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도 롯데의 지주사 전환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변수는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다. 신 전 부회장은 최근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이번 주총 승인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롯데 4개사가 밝힌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소액주주 지분비율은 롯데제과 22.91%, 롯데쇼핑 29.49%, 롯데칠성 33.32%, 롯데푸드 34.47%다. 절대다수의 개인투자자가 반대해야 하지만, 신 전 부회장 측 우호 지분율이 낮아 통과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또한 신 전 부회장이 본인 지분과 일부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합친다 해도 신동빈 회장 우호 지분보다 턱없이 낮아, 지주사 전환을 저지할 ‘막판 뒤집기’는 힘들 전망이다. 여기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5월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주총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 등 3개의 소송을 냈지만, 최근 법원이 모두 기각해 주총을 반대할 실질적 명분도 사라진 상태다.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른 이득은 상당할 전망이다. 우선 롯데의 복잡한 순환출자고리가 상당 부분 해소돼 ‘경영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2015년 기준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점차 해소해 현재 67개로 줄였고, 이번 분할합병으로 18개로 줄어들게 된다. 주주중심 경영문화는 강화돼 상당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아울러 사업간 분할·매각·인수 등 사업 재편의 용이성도 높아지고 조직 효율성이 증대될 수 있다고 롯데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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