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시리' 커다쉰페이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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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7-08-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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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들어서만 주가 130% 증가…시총 최고 15조원

  • 매출 증가는 합병효과 덕분, 순익 성장세도 미미…리스크 존재

  • 일주일새 231곳 실사…주식시장 '뜨거운 감자'

커다쉰페이 개요(2016년말 기준)



"빛나는 성장 뒤에 거대한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쉐윈쿠이(薛云奎) 중국 장강경영대학원(CKGSB) 교수>

"쉐 교수 논리대로라면 아마존·테슬라·징둥닷컴 같은 기업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커다쉰페이 공식성명>

‘중국판 시리’로 불리는 중국 음성인식 분야 1인자인 커다쉰페이(科大訊飛·아이플라이텍)의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뜨겁다.  실적은 그냥 평범한데 주가만 급등하면서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커다쉰페이 주가는 올 들어서 지난 21일까지 최고 130% 뛰었다. 

논란의 불을 지핀 것은 장강경영대학원의 쉐윈쿠이 교수다. 그는 지난 29일 보고서에서 "커다쉰페이는 고속성장하는 하이테크 기업으로, 겉으로 보면 실적은 빛나 보이지만 사실 재무제표를 자세히 뜯어보면 실제 가치는 매우 낮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고 봉황망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커다쉰페이는 주식시장에서의 대기업이지만 재무제표 상으로는 소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커다쉰페이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130% 가까이 뛰고 시가총액은 800억~900억 위안(약 15조3400억원)에 달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33억2000만 위안, 순익은 고작 4억8400만 위안이라고 쉐 교수는 꼬집었다. 

쉐 교수는 커다쉰페이 매출의 99.5%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사실상 해외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10년새 커다쉰페이 매출이 15배 증가한 것도 대부분이 합병효과에 따른 매출 증가라고 지적했다.  또 회사 주력사업의 전체 순익 기여도는 50%도 채 되지않으며, 향후 순익 지속가능성도 불투명하다고도 우려했다.  또 커다쉰페이의 확장세는 거침없지만 효율성은 낮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자료=커다쉰페이 실적보고서]


이에 대해 커다쉰페이 측은 즉각 반박했다. 커다쉰페이는 30일 성명에서 "아마존도 20년간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지만 기업가치가 48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에게 아마존의 전략과 실행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쉐 교수의 잣대로라면 아마존, 테슬라, 징둥닷컴 같은 기업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평가 논란에 커다쉰페이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커다쉰페이 주가는 지난 28~29일 이틀에 걸쳐 10% 가까이 빠졌다. 바로 지난 21일 주가가 62.77위안까지 치솟아 최고점을 찍자마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 

커다쉰페이 주가 흐름[자료=블룸버그통신]


커다쉰페이는 1999년 12월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당시 대학생이었던 류칭펑(劉慶峰) 회장이 18명의 직원과 함께 설립한 회사다. 지난 2008년 5월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커다쉰페이는 중국 증시에서 음성인식과 AI 분야의 유일한 상장사다.

2010년 세계 최초로 만든 '쉰페이 음성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쉰페이 음성입력기 '쉰페이팅젠', 음성인식 동시통역기 '샤오이(曉譯) 통역기' 등을 잇달아 선보인 커다쉰페이는 오늘날 중국어 음성인식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입력기에는 모두 쉰페이 음성인식 기술이 사용되는 등 1만여개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커다쉰페이는 금융·의료·교육·교통·전력·스마트도시 등 각 분야로 AI 음성인식 기술 응용범위를 넓혀갔다. 

커다쉰페이의 성장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도 지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커다쉰페이를 실사한 기관들만 231곳에 달할 정도로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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