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피치는 12일 인도 은행들이 오는 2019년 강화되는 BIS 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III을 충족하려면 650억 달러(약 73조 32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치는 앞서 평가에서 900억 달러( 101조9200억원)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650억 달러로 줄었다. 특히 자금 부족을 겪는 국영은행들은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방안이 한정되어 있다고 피치는 전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인수합병을 통해 21개의 국영은행을 10~15개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국영은행은 전체 인도 은행 자산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나 악성 부채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 총재인 우르지트 파텔은 지난달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영은행에 대한 대규모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인도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9%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도 은행 대출 중 부실채권 비중은 2011년 2.67%, 2013년 3.37%, 2013년 4.02%, 2014년 4.34%, 2015년 5.88%로 점차 늘다 지난해 말 9.18%까지 증가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인도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1500억 달러로 집계된다며 인도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었다. WSJ은 "은행들이 부실채권 부담 탓에 신규 대출을 꺼리고 있고, 투자액은 13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며 "이는 인도 경제성장률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업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5년 사이 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인도의 GDP 성장률은 7.1%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으며, 지난 1분기에는 6.1%까지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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