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중국 제조 환경의 변화는 글로벌 상품 공급 측면에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기업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들 기업들의 행선지는 두 군데 정도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소위 ‘리쇼어링(Reshoring)이라고 하는 이른바 자국으로의 유턴(Back to the Mother Country)’이다. 다른 하나는 중국보다 인건비가 더 저렴한 동남아 혹은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겨가는 것이다. 다국적기업의 이동 경로 측면에서 이는 보다 전통적인 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의 유턴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좀 더 냉정하게 평가해 본다면 ‘시장으로의 귀환(Back to the Market)’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상당수 선진국 기업들은 자국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중국 등 신흥국에서 생산하여 내수시장에 들여온다. 일본에서는 이를 역수입(逆輸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에서 빠져 나오는 우리 기업이 상대적으로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보다 동남아 등을 택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제조 환경 못지 않게 시장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흔히들 4차 산업혁명을 제조업의 신(新)르네상스라고 부른다. 다시 말로 표현하면 인건비 등 제조업의 둥지를 결정하는 변수들이 무의미해진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미국이 다시 ‘제조업 있는 1등 경제대국’을 표방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기에다 ‘셰일혁명(Shale Revolution)’이 가세함으로 인해 미국 제조업의 위치가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딜로이트 굴로벌’은 오는 2020년이 되면 미국의 제조업 경쟁이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보고서까지 내놓고 있는 마당이다. 독일과 일본은 3, 4위를 각각 유지하지만 한국은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주고 6위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이라도 하듯 요즘 때아닌 중국 기업의 미국 내에서의 공장 짓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앞다투어 ‘Made in USA'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시중에는 미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이 될 것이라는 조어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법인세를 35%에서 20%로 낮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의 법인세율은 25%이지만 첨단산업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15%를 적용한다. 미국 제조기업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제조기업들이 미국으로 오도록 강력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셈이다.
◇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에서 제조업과 수출의 군형 해법을 찾아야 한다
노동자, 소득 등에 지나치게 기울어졌던 운동장이 최근 생산, 기업(氣살리기), 혁신 등으로 옮겨오고 있긴 하지만 세계적 흐름과 비교할 시 이 정도 수준으로는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현 시점이 우리 제조업 혹은 기업에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타이밍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트렌드와 미래를 읽을 수 있는 프로패셔널들은 보이지 않고 설익은 아마추어들만 수드룩하다. 4차 산업혁명, New China와 Post China 등의 변수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급과 수요 측면이 요동을 치고 있다. 제조업 선점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고,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5위 제조업 대국, 6위 수출 대국이라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안팎으로 처한 시장 환경을 제대로 분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웃바운드(밖으로 나가는) 경제와 인바운드(안으로 들어오는) 경제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의 해법을 찾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 제조업의 글로벌 포지션, 그리고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의 포트폴리오를 아떻게 가져가야 하는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 관련 부처는 뒷짐만 지고 있고, 재계는 정부의 강공 드라이브에 숨을 죽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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