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말레이시아-북한… 北 여행 금지 이어 대사관 폐쇄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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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7-10-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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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DB]

올해 2월 일어난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레이시아가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금지시킨 데 이어 평양 대사관의 폐쇄 수순에 들어간 모습이다.

13일 일본 영문매체인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김정남 암살 사건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등으로 인해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경색되면서 말레이시아가 평양 대사관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 실제 말레이시아는 평양에 자국 대사를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폐쇄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베이징의 중국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이 북한을 담당해야 한다는 권고 보고서를 (내각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말레이시아와 북한 관계의 모든 문제는 베이징 대사관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할 수도 단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에 따른 한반도 긴장감 확대로 인해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초에도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자국민의 북한 방문을 금지했다가 최근에서야 해제했다.

말레이시아의 잇딴 조치는 김정남 암살 사건 당시 북한의 '인질외교'로 빚어진 양국 간 갈등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1973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해 2월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하면서 관계가 크게 나빠졌다. 특히 북한이 김정남의 시신 반환을 요구하며 북한 내 말레이시아 국민을 인질로 삼음에 따라 갈등이 증폭됐다.

말레이시아는 북한 국적자들이 용의자로 지목되자 북한과의 비자면제 협정을 파기하고 강철 당시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를 추방했다. 이에 북한은 자국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를 추방한 데 이어 주북한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 등 북한에 거주하고 있던 말레이시아인의 출국을 금지시켰다.

이로 인해 양국 관계는 단교 직전까지 치달았다. 이후 말레이시아가 김정남의 시신과 북한인 암살 용의자의 신병을 북한에 넘기면서 일단 봉합됐지만 양국은 추방된 자국 대사의 후임을 파견하지 않는 등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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