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교역 끊는 동남아 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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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7-10-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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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3일 설립 70주년을 맞은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하고 교직원,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북한과의 교역을 중단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잇따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국제 사회가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데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태국 영문매체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최근 북한 제품 수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통계청 자료를 보면 말레이시아는 올해 1~5월 북한에서 2060만 링깃(약 489만 달러) 규모로 수입을 했지만, 이후 지난 6~7월 사이 북한으로부터 어떤 제품도 사지 않았다.

올해 2월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말레이시아와 북한과의 관계가 매우 경색된 상태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평양 대사관 폐쇄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에 우선 평양에 자국 대사를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폐쇄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또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에 따른 한반도 긴장감 확대로 인해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초에도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자국민의 북한 방문을 금지했다가 최근에서야 해제했다.

말레이시아의 이같은 조치는 김정남 암살 사건 당시 북한의 '인질외교'로 빚어진 양국 간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1973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해 2월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하면서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 특히 북한이 김정남의 시신 반환을 요구하며 북한 내 말레이시아 국민을 인질로 잡으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유엔의 북한 제재 결의안에 따라 교역을 중단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북한으로의 유류공급을 30% 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대북제재를 결의한 바 있다.

필리핀은 결의안에 따라 곧바로 북한과의 무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북한의 4∼5위 교역 상대국이다. 지난해 필리핀의 대북 수출액은 2880만 달러, 수입액은 1610만 달러다.

필리핀의 대북 수출품 가운데 집적회로 기판과 컴퓨터 등이 60%를 차지한다. 이들 품목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은 "필리핀은 경제 제재를 포함한 대북 안보리 결의를 전면 이행할 것"이다고 전했다.

태국의 북한 제품 수입은 올해 2~8월 4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180만 달러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태국 역시 북한과 활발하게 교역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양국의 교역 규모는 2009년 이후 급증해 2014년에는 1억2600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북한 기업들은 방콕에 지사를 두고 이를 교역 허브로 활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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