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계리사 '귀하신 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동 기자
입력 2017-11-01 19: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2021년 IFRS17 도입 대비

  • 상품개발·관리인력 수요급증

[사진=금융감독원]


경력 보험계리사의 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보험 상품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 시점이 다가오면서 상품 요율을 담당하는 계리사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신입 계리사 충원이 더디다는 점도 경력 계리사 몸값 상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계리사 시험의 난이도가 상승해 자격증을 취득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와 회계법인, 보험관련 컨설팅 회사가 경력 계리사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10년차 이상 계리사는 스카우트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수요가 많다. 정년을 앞둔 계리사에게 은퇴를 미뤄달라고 요청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경력 계리사 채용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보험 상품 개발 자율화와 IFRS17 도입 대비 때문이다. 오는 2021년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부채 평가 방식이 기존의 원가 평가 방식에서 시가 평가 방식으로 전면 개편된다. 판매한 보험 상품에 대한 평가가 수시로 산출·검증돼야하는 탓에 계리사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상품 개발 자율화가 불을 지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5년 하반기 보험 상품의 가격 규제를 전면 철폐하는 '보험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전까지 금융감독 당국이 정한 표준이율이나 공시이율을 토대로 '붕어빵식' 상품을 찍어내던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상품 개발 및 가격 산출에 나서면서 계리사의 필요성이 한층 늘었다.

이처럼 계리사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은 대폭 줄었다. 계리사 시험에 최종 합격하기 어려워지면서 신규 계리사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계리사 시험을 총괄하는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4년 시험 과목을 종전 3과목에서 5과목으로 늘렸다. 동시에 5년 이내 5과목을 전부 60점 이상 득점해야 최종 합격할 수 있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시험을 개편했다.

계리사 시험 합격자 수를 보면 2013년까지는 매년 140명 정도였다. 그러나 금감원이 시험 방식을 변경한 2014년에는 최종합격자가 0명, 2015년에는 25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와 올해도 48명, 62명의 합격자가 나오는데 그쳤다. 차츰 수가 늘어나고 있으나 이전처럼 안정적으로 백여명씩 합격자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리 인력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타사 계리사를 데리고 오는 것은 물론 현재 보유한 계리사도 뺏기지 않으려는 작전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력을 쌓은 계리사가 더 좋은 조건을 원해서 이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빈자리를 채워줄만한 신입 계리사가 거의 없어서 문제가 커졌다"며 "하필 한창 계리사가 필요한 시기에 금감원이 시험 방식을 변경했다"고 토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