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4차 내각이 1일 공식 출범 했다. 당내 지도부와 주요 각료 전원이 유임되어 강경한 대북 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헌법 개정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일 중의원과 참의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지명선거에서 아베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해 제98대 총리로 선출됐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통상 제1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아베 총리가 이끌고 있는 집권 자민당은 지난달 치러진 중의원 총선에서 제1당을 유지했다.
아베 총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비롯, 지난 9월 입각한 현 각료들로 4차 아베 내각을 구성할 전망이다. 특별 국회 소집을 하루 앞둔 10월 31일에는 다카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 등 현 자민당 지도부의 임기를 유임하기로 했다.
현재 아베 내각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들을 연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특히 대북 압박 정책과 전쟁 국가가 가능해지는 헌법 개정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과 차례로 북핵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전력(戰力) 보유를 금지한 일본 헌법 9조 개정의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거론해왔다. 지난 2015년 9월에는 다수 야당의 반대 속에 집단 자위권 행사 권한을 늘리고 자위대의 행동 반경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안보법을 통과시켰다. 지난 헌법기념일(5월 3일)에는 헌법에 자위대 존재 근거를 헌법에 명기해 2020년 시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행 일본 안보법은 자의적 해석에 따라 자위대의 권한과 활동 범위가 넓어지는 빌미를 마련해주는 법안이다. 향후 남중국해를 비롯한 아시아 내 영유권 분쟁, 북핵 관련 한반도 정세 등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개헌이 추진된다면 북한의 도발에 대해 자체 군사 대응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
4차 내각의 출범으로 아베 총리가 역대 '최장기 총리'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미 지난해 9월 기존 2연임 최대 6년으로 제한되던 자민당 내규가 '최대 3연임 9년'으로 바뀌면서 장기 집권 토대를 마련했다.
2012년 집권한 아베 총리는 지난 2015년 9월 자민당 총재에 재선되면서 총리직 임기도 3년 연장돼 집권 기간이 오는 2018년 9월까지 늘어났다. 내년 총재 선거에서 또 다시 승리하면 임기가 2021년까지 늘어나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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