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독교순례길 ‘은혜의 첫 길’ 14일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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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현 기자
입력 2017-11-0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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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성내교회 출발, 산지천, 동문시장,사라봉까지 8km

제주 기독교순례길 '은혜의 길' 첫 개장 [사진=제주CBS 제공]


제주 기독교순례길 ‘은혜의 첫 길’ 개장식이 열린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CBS가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한 제주기독교 순례길 다섯 번째 마지막 코스인 ‘은혜의 첫 길’이 오는 14일 오전 10시 제주성내교회에서 개장식을 개최한다.

제주시 중앙로와 동문시장을 따라 사라봉까지 걷는 제주 기독교 순례길 ‘은혜의 첫 길’은 1908년 2월 제주 선교를 위해 제주를 찾은 이기풍 목사(1865~1942)의 제주선교 여정을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기풍 목사는 한국교회 최초로 배출된 7명의 목사 가운데 한 명이며 최초의 선교사다.

1부 감사예배와 2부 개장식으로 진행된다.

개장식이 끝나면 제주시 원도심권의 중심지에 위치한 제주성내교회에서 출발~관덕정~제주 영락교회 첫 예배터~이기풍 목사 기착지(산지포구)~한국전쟁 피난민 교회~제주제일성결교회 터~제주중앙감리교회 터~제주동부교회 터~제주노회 터~제주동도교회~제주 첫 유치원 중앙유치원(제주동부교회)~배형규 목사 순교기념비(제주영락교회)~순국지사 조봉호 기념비~사라봉까지 8km를 함께 걷는다. 

이기풍 목사는 산지포구에 도착한 1908년 이후 활동과 함께 이기풍 목사가 제주 선교를 시작하기 이전에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었던 제주도민들의 삶도 엿볼 수 있다. 이는 제주 선교의 밑거름 역할을 감당한 제주 출신 첫 교회장로인 김재원, 홍순흥 등 초기 제주도 기독교인들이 받은 은혜를 지역 사회에 헌신한 길을 따라가는 코스다.

1908년 이기풍 목사가 몇 명의 교인들과 함께 했던 향교골 기도모임과 1909년 제주시 일도리 중인문(현재의 동문 로터리 부근)내에 두 채의 집을 마련하여 예배를 드린 이야기, 그리고 1910년 삼도리 구 출신청사(出身廳舍)에 마련했던 예배당 터를 만나게 된다.

이기풍 목사는 제주성내교회에 ‘제주사립 영흥학교’를 설치했다. 영흥학교는 신식교육의 장이었다. 이후 영흥학교는 영흥의숙으로 확장됐고, 모슬포지역 광선의숙과 협재지역 영재 야학부, 특히 제주 최초의 유치원(현 제주동부교회 중앙유치원)으로 이어진다.

‘은혜의 첫 길’에서는 항일 구국 운동에 나섰다가 일제에 의해 제주도로 유배된 민족 지도자 남강 이승훈 선생이 기독교 정신으로 제주도의 신식교육에 끼친 노력도 엿볼 수 있다. 

1919년 5월 독립군자금 모금이 교회를 통해 펼쳐졌을 때 제주지역 3명의 목사(김창국·윤식명·임정찬)가 독립군자금 모금에 연관돼 체포된다. 이 일을 주도했던 제주성내교회 조봉호 조사는 대구교도소에 수감돼 1920년에 옥사했다. 그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지만, 도민들에 의해 세워진 ‘순국지사 조봉호 기념비’를 사라봉 자락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의 한 부분을 감당했던 YMCA의 정신을 이어받아 1951년 설립된 제주YMCA 현재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1950년 한국전쟁 때 제주도로 피난 온 한국교회 신앙인들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다. 감리교와 성결교는 피난 온 이재민들과 천막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선교활동을 했으며, 그때 사용했던 예배터와 옛 모습의 예배당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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