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적 주택 100만 가구를 공급하고 이를 위해 40여개 신규 공공택지를 새롭게 조성한다. 또 수요자의 생애단계와 소득수준에 맞는 맞춤형 임대주택 및 복지서비스 등 패키지 지원에도 나선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는 주거복지 로드맵의 기본방향을 △공적 주택 100만 가구 공급 △생애단계·소득수준별 맞춤형 주거지원 △주거복지 과제 실천을 위한 기반구축 등으로 설정했다.
먼저 정부는 무주택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해 앞으로 5년간 △공공임대 65만 가구 △공공지원주택 20만 가구 △공공분양 15가구(신혼희망타운 7만 가구 포함) 등 총 10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키로 했다. 이중 수도권에는 각각 40만 가구, 12만 가구, 10만 가구가 공급된다.
당초 국토부는 지난 '8·2부동산대책'을 통해 매년 공공임대 13만 가구, 공적지원주택 4만 가구 등 17만 가구의 공적임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주거복지 로드맵에서는 별다른 내용 변화 없이 공적지원주택 용어가 공공지원주택으로 바뀌었다.
공공지원주택이란 민간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으나 주택도시기금 등 공공의 지원을 받아 초기 입주자격 등에 있어 공공성을 확보한 임대주택을 뜻한다. 뉴스테이 및 집주인 임대주택 등이 이에 포함되며 시세 미만의 초기 임대료 및 8년 이상의 임대기간이 적용된다.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공공주택지구 신규 개발에도 나선다. 올해 말 기준으로 지구가 지정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지방공사가 내년 이후 공급할 수 있는 공공택지는 전국 총 77만 가구다.
정부는 이미 확보한 이 77만 가구 외에 40여개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하고 일대에 16만 가구(수도권 10만 가구·비수도권 6만 가구)의 택지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성남 금토 △성남 복정 △의왕 월암 △구리 갈매역세권 △남양주 진접2 △부천 괴안 △부천 원종 △군포 대야미 △경산 대임 등 9곳(총 5만700가구)의 확정 지구를 공개하고, 다른 곳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구 지정을 완료해 추후 순차적으로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편 정부는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및 저소득·취약계층 등 생애단계와 소득수준에 따른 주거수요를 반영한 임대주택 공급 및 금융지원, 복지서비스의 패키지 지원에도 나선다. 그간 공급 정책이 초년층에 집중됐다는 지적이 일면서 고령자 및 저소득층을 위한 방안이 새롭게 마련됐다.
이번 대책에서는 고령가구 주거지원을 위한 '연금형 매입임대'가 도입된다. 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고령자 주택을 매입·리모델링해 청년 등에게 임대하고, 매각대금을 연금식으로 분할지급해 고령가구의 생활자금 마련을 지원하는 방식의 제도다.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는 소형 임대주택 총 30만실(공공임대주택 13만 가구, 공공지원주택 12만 가구, 대학생 기숙사 5만 가구)이 공급된다.
또 정부는 신혼부부 주거지원을 위해 임대주택 등 지원대상을 예비 신혼부부 및 혼인기간 5년 이내 유자녀 부부에서 혼인 7년 이내 무자녀 부부로 확대한다.
특히 신혼부부들의 안정적인 주거 공급을 위해 시세 80% 수준의 신혼희망타운 7만 가구(기존택지 3만 가구, 신규택지 4만 가구)를 공급하고,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는 70% 수준으로 공급한다. 검토 대상지구는 수서역세권, 서울양원, 과천지식, 위례 등이다.
이밖에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사회적 경제주체 등 민간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지원방안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주거복지 기반구축을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 등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주거지원이 수요자에게 효과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전달체계를 확충한다는 것이다.
이번 주거복지 로드맵의 경우 재원과 부지 확보가 성공 여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매년 23조9000억원씩 향후 5년간 총 119조4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는 올해 대비 연평균 4조9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드는 수준이다.
주요 재원은 주택도시기금이다. 국토부가 추산한 재원 가운데 순수 예산은 13조4000억원이고, 주택도시기금은 106조원이다.
국토부는 올해 6월 기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이 42조원 규모여서 지출 확대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주택 시장 위축으로 거래량이 급감하거나 주택통장 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택기금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부지 확보도 관건이다. 85만 가구 임대주택 공급은 과거 정부가 추진한 정책과 비교해 많은 수준이다. 앞서 박근혜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 목표는 50만 가구 규모였다. 공공분양으로도 매년 3만 가구를 공급하게 되는데 이는 지난 5년간 평균치 1만7000가구를 웃도는 수치다.
한편 정부는 세입자 보호 정책과 관련한 '임대차시장의 투명성·안정성 강화 방안'을 주거복지 로드맵과 별도로 오는 12월에 발표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기존 정책이 공급자 시각의 단편적 지원이었다면 주거복지 로드맵은 생애 단계와 소득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패키지 주거 정책"이라며 "사람 중심의 주거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을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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