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1번째로 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서초구 양재 R&CD 특구가 지난 9월 말 특구지정 보류 결정 이후 두 달 넘게 표류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혁신허브의 문을 열며 사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서초구 양재·우면동과 강남구 개포동 등 양재IC 일대 380만㎡ 규모의 부지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지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R&CD’는 연구개발을 뜻하는 기존 개념에 융합(Connection)·지역사회(Community)·문화(Culture) 등의 의미가 덧붙여진 단어로 서초구는 지난 7월 시와 함께 특구 지정을 위한 신청서를 중소기업청에 제출했다.
앞서 시는 지난 2월 △R&CD코어권역 △지역특화 혁신권역 △지식기반 상생권역 △도시지원 복합권역 등 이 일대를 4개 권역으로 나눠 2021년까지 R&CD 캠퍼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청에서 부로 승격된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9월 27일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를 열어 ‘양재 R&CD 특구 지정안’을 심사했지만 이 자리에서 보류 결정을 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수도권에 관련 사업 인력이나 시설 등의 집중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방안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초구는 수정·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구로 지정되면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하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위원회를 연 뒤 민·관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특구로 지정된다. 평균 1년에 3~4차례 열리는 위원회에서는 지정·기각·보류 등의 결정을 내리며, 위원회는 신청 건수에 따라 유동적으로 개최된다.
하지만 시는 5일 ‘양재 R&CD 혁신허브’를 개관하는 등 사업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양재 R&CD 혁신지구에 들어서는 첫 번째 앵커시설인 혁신허브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분야를 키울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특구 지정은 용적률 인센티브 등 규제 완화로 개발이 용이해지는 측면이 있다"며 "다만 특구 지정이 R&CD 개발에 필수 요소는 아닌 만큼 지정과 별개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초구 태봉로 114번지 한국교원총연합회관의 △개방형 자유 소통광장(1층) △협업·업무공간 및 회의실(5층) △인공지능 특화기업 오피스(6·8층) 등 4개 층에 조성된 앵커시설에는 의료·교육·제조업 등 12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한편 시는 혁신허브를 거점으로 2020년까지 인공지능 연구개발 전문가 500명과 특화기업 50개사를 육성하기로 했다. 5일에는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이 업무협약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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