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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도시락 폭탄’ 제조법 보니…구멍과 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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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목 기자
입력 2017-12-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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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5주기] 중국인 폭탄기술자 왕바이슈에게 주문…알루미늄 도시락에 유황섞은 폭약 담아

  • 윤 의사 ‘마지막 한 달’ 보낸 위수형무소 사진-실측도 발견

[사진=연합뉴스]


“아직은 우리가 힘이 약하여 외세의 지배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세계 대세에 의하여 나라의 독립은 머지않아 꼭 실현되리라 믿어마지 않으며, 대한 남아로서 할 일을 하고 미련 없어 떠나가오.”

2017년 12월 19일은 어둠의 시대에 등불을 밝히며 시대를 앞서 살았던 윤봉길 의사(1908~1932)가 순국한지 85주년 되는 날이다.

윤 의사는 1931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인 백범 김구 선생을 찾아가서 중국 상하이(上海) 홍커우(虹口) 공원에서 열리는 일본 전승기념식장에 도시락 폭탄을 던질 기회를 달라고 제안한다. 이 행사는 질서 유지를 위해 매점을 설치하지 않았고, 참석 시 도시락 1개와 물통을 휴대할 수 있기에 폭탄을 들킬 위험이 적었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 삼엄한 경계를 뚫고 행사장으로 진입해 일본 국가가 울릴 때 물통 폭탄을 단상 위로 던져 일본 상하이파견군 대장 시라카와(白川義則)와 거류민단장 가와바타(河端貞次)를 죽이고, 군 간부와 주중 공사 등에게 중상을 입혔다. 폭탄 명중을 확인한 윤 의사는 자결용인 도시락 폭탄을 떨어뜨렸으나 불발하면서 일본 헌병에 의해 붙잡혔다.

그해 5월 25일 상하이 파견군사령부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윤 의사는 11월 18일 오사카(大阪) 형무소로 압송된 후 한 달 동안 독방에 갇혀 있다가 일본 육군 9사단 사령부가 있던 가나자와(金澤)로 옮겨진 직후 총살당했다.
 

[사진=연합뉴스]


◆ 도시락 폭탄, 그 뒤 어떻게 됐을까

1932년 5월 25일 일제 군법회의 사형판결문의 주문을 보면 ‘피고인 윤봉길을 사형에 처한다. 압수 물건 중 도시락 상자형 수류탄(증거 제 2호)은 몰수한다’라고 돼 있다.

윤 의사의 조카인 윤주 상임부회장은 “윤 의사 의거 당시 상하이 주재 일본 총영사는 관련 사항을 일본 외무성과 육군성에 보고했고, 보고된 모든 문건과 물건(군법회의 재판기록 등 물건)은 현재도 이곳에 잘 보존되어 있다. 따라서 재판시 증거물로 채택되어 몰수된 도시락 폭탄도 외무성 또는 육군성에 보존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도시락 폭탄 봉환운동을 벌였다.

윤 의사의 유품은 보물 제568호로 지정돼 있어 도시락 폭탄을 돌려받는다면 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윤 의사의 유품은 의거 현장으로 떠날 때 교환한 김구 선생의 시계와 윤 의사의 시계, 의거 당시 갖고 있던 도장, 안경집, 지갑과 그 속의 중국돈, 손수건 등이다. 친필 이력서 및 유촉(遺囑·죽은 뒤의 일을 부탁함) 글도 보물로 지정돼 있다.
 

[사진=국방TV 유튜브영상 캡처]


◆ 도시락 폭탄, 어떻게 만들었나

1931년 윤 의사의 제안을 받은 김구 선생은 이봉창 의사의 1·8 도쿄의거 때 수류탄을 제공해준 김홍일(金弘壹)에게 폭탄을 다시 부탁했다. 조선 출신이지만 중국군 고급장교로 상하이 병공창에 근무하고 있던 김홍일은 중국인 폭탄기술자 왕바이슈(王佰修)에게 이 폭탄을 주문했다.

내무성 보고서에는 ‘이 폭탄은 알루미늄제 도시락에 장치하고 뇌관 부분에 작은 구멍을 뚫어 여기에 발화용 끈을 달았다. 길이는 5치4푼, 폭은 3치4푼, 두께는 1치3푼, 중량은 약 3kg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또 이 보고서는 폭탄의 제조방법도 자세히 기술했다.

‘폭탄은 무쇠(선철)로 만들고 중앙 양끝으로 통하게 하는 한편 작은 횡혈(橫穴)을 뚫어 구멍의 큰 부분에 점화장치로 삼았다. 폭약은 균제유황(均制硫黃)과 다갈약(茶碣藥)의 합성물로서 약 270g이다.

점화장치는 마찰약 안에 있는 톱니 모양의 쇳조각 한쪽에 끈을 달아 이것을 당길 때 쇳조각의 톱니가 마찰약에 작용, 이를 발화시켜 도화선에 점화하여 다시 완연(緩燃) 도화약을 거쳐 기폭제로 옮겨간다.

이 장치는 중국 육군이 사용하는 것으로 독일, 러시아에서 제조한 것이다. 제조비용이 적게 들어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다. 도시락 모양 폭탄의 외피를 이루는 알루미늄 도시락에 대해 조사한 결과, 상하이 공동조계 오송로의 한일본인 상점에서 6개를 동시에 판매했다는 것이 판명됐다.’
 

[사진=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 윤봉길 의사 오사카형무소 사진 첫 공개

동아일보는 2019년 12월 19일자 기사에 “일본 오사카 육군 위수형무소를 촬영한 항공사진과 실측도가 일본 현지에서 최근 발견됐다. 오사카 형무소의 위치는 대략 알려졌으나 이를 촬영한 사진은 처음 입수됐다. 형무소의 내부 건물 배치와 면적을 표시한 실측도 역시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또 “윤 의사가 수감된 형무소는 조선을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본거지였다”라고 밝히며 “30m 높이의 깎아지른 오사카(大阪)성 성벽을 내려다보며 윤봉길 의사는 어떤 생각을 품었을까.”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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