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조은희 서초구청장 "메르켈 무티 리더십 롤모델… 큰 미래 그리는 행정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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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8-02-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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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양재R&CD 특구, 서리풀 터널 본격화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 관내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서초구 제공]


"서초는 1988년 행정구역 개편 이후 도시계획이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30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100년 미래란 더욱 큰 그림을 그려 나갈 단계입니다."

서울 서초구의 조은희 구청장은 6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올해 대대적 변신을 통한 새 역사를 쓰겠다고 밝혔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양재R&CD 특구, 서리풀 터널 등의 프로젝트가 이 중심에 있다. 앞서 대형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은 전국의 관심 속에 유럽연합(EU)이 인정하는 친환경상인 '그린애플 어워즈'도 받았다.

평소 '엄마 행정'을 강조하며 실천 중인 조 구청장은 롤모델로 독일 메르켈 총리의 '무티(mutti, '엄마'의 독일어) 리더십'을 꼽는다. 단순히 살림과 청소만으로 집안을 일으켜 세우지 못하는 것처럼 세심함에 더해 담대한 미래를 제시코자 한다. '엄마 행정'을 이루는 두 날개로 거시와 미시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발상의 전환으로 '정보사 부지 터널'의 해묵은 현안을 풀어낸 게 대표적이다. 과거 37년이 넘도록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개발 방안을 둘러싸고 국방부 측과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대화조차도 꽉 막힌 상태였다. 부지개발과 터널 문제가 함께 묶였던 탓에 더욱 진척이 없었다.

조 구청장은 "민선 6기 취임 1주일 뒤 정보사를 찾아 정보사령관을, 그리고 국방부 차관을 차례대로 만났다. 그야말로 바쁘게 뛰었다"면서 "터널과 부지를 나눠 진행하는 '투-트랙 작전'으로 접근해 실타래가 쉽게 풀렸다. 서로의 이해관계를 모두 충족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10월에 이곳 '서리풀 터널'은 첫삽을 떴고 조만간 관통식이 열리기로 예정돼 있다. 공정률은 67% 수준으로 2019년 1월 개통을 앞뒀다. 정보사로 인해 동서로 단절됐던 생활권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서초역과 내방역 사이에서 끊어진 서초대로가 연결돼 방배동에서 바로 테헤란로까지 이동할 수 있다.

내방역 일대가 새로운 경제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터널 위로는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총 면적 중 3만2000㎡ 이상의 땅에 공연장과 문화집회시설, 전시장이 포함된 대규모 공공 복합문화센터가 들어선다. '문화 서초' 이미지에 맞게 구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 예고된 대목이다. 

◆국가 프런티어 정책의 대표 모델

서초구는 이미 공론화 단계에 접어든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의 연내 서울시 예비타당성조사 포함이란 한단계 진척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등 국내 5대 학회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4차례 세미나 및 1차례 국제 콘퍼런스도 열었다. 최종 용역결과물은 서울시에 전달했다.

조은희 구청장은 "지금까지 연구된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의제를 창출하는 경부간선도로 시민위원회가 최근 발족됐다"라며 "시민참여 기회를 마련해 지하화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시민 제안방식을 새로이 정립코자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통 당시와 비교해 교통량이 100배가량 늘어나 '만성적 동맥경화'에 빠졌다고 표현한다.

골자는 지하를 강북으로 바로 빠지는 급행터널(Speed Way)과 강남권을 오가는 완행터널(Local Way)로 분리해 교통흐름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터널 하부에는 강남역 침수 등 국지성 호우에 대비한 배수저류시설을 넣는다. 지상엔 녹지공원과 문화관광 복합지구를 만든다.

아스팔트를 걷어낸 자리에 무엇을 만들지가 핵심 포인트다. 여의도공원 면적 2.5배인 60만㎡ 규모의 새로운 오픈스페이스가 생긴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의 슈퍼트리처럼 문화와 관광을 연계하는 보행중심에 더해, 제4차 산업혁명의 신성장 중심축으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한다.

한국은행 기준에 따라 생산 5조원, 부가가치 1조8917억원, 고용 3만5000여명의 각종 유발효과가 기대된다는 조 구청장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로 한남IC, 양재R&CD 특구, 판교R&D와 연계한 '한양판 밸리'가 완성될 것이다. ​세계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피력했다.

◆'양재R&CD 특구' 지정 불발 아쉬움

조 구청장은 기초와 광역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에 나선 첫 사례인 양재R&CD특구 확정이 보류된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시와 4개 권역 내 20개 특화사업을 벌여 글로벌기업 및 인재를 유치, 국내 4차 산업혁명 육성 거점으로 거듭나고자 했던 구상에 잠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조은희 구청장은 "양재는 LG전자, 삼성, kt 등 대기업과 300여개의 중소기업 R&D시설이 자생적으로 모인 곳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교통이 편리하고, 교육 여건도 좋다.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가졌다"며 "시기의 문제이긴 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 프로젝트는 2015년 2월 '양재권역 지식허브 조성 기본구상 수립 연구용역' 발주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당초 서울시의 부정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거듭 설득했다. 그후 서울시에서 대기업 R&D 위주로 특구를 검토하자 재차 배후 주거도시가 필요하다고 알려 양재2동을 포함한 369만㎡ 면적으로 확대시켰다.

2016년 2월엔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양재R&CD 기업집적단지 조성계획이 발표됐지만, 최종 관문을 넘지 못한 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구는 내부 조직개편으로 전담팀을 꾸리고 다음 심의에서의 특구 지정을 목표로 숨고르기 중이다. 이에 발맞춰 민간 거버넌스 구축과 네트워킹 플랫폼 사업으로 기업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생애 세 번의 기회 '밝은 미래국'

조 구청장은 작년 하반기 개정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으로 행정수요가 급속히 증가하는 자치단체는 1개국(局)을 추가할 수 있다고 통보받았다. 이 기회를 당장이 아닌 미래를 위해 쓰고 싶었다는 조 구청장은 구민들에게 '생애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행정적으로 돕고자 했다. 그렇게 선보인 게 '밝은미래국'이다. 

더 나은 내일과 미래를 희망하는 가정을 도와 긍정의 에너지가 선순환되도록 하는 것이 '밝은미래국'의 역할이라고 전한 조 구청장은 "출생에서부터 아동, 청장년, 노년까지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복지를 체계적으로 실천할 것"이라며 "저출산과 청년실업, 고령화 문제, 양극화 등 시대의 구조적 실패들을 좀 더 포괄적 관점에서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미래국은 더 많은 이들에게 쉼 없이 도전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먼저 '흙수저', '금수저' 계급론을 논하는 시대에서 태어날 때의 차이를 계속 맞춰준다. 대표적으로 교육과 보육의 격차 등을 공공부문에서 줄이고자 한다. 또 실패는 누구나 겪을 수 있기에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에너지를 불어넣어준다. 끝으로 어르신들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도록 한다.

한편 올해로 개청 30주년을 맞은 서초구는 낡은 청사를 새단장하는 '서초구청 복합개발'을 본궤도에 올린다. 시 소유였던 구청사 부지를 2015년 소유권 이전하며 서러운 셋방살이에서 벗어났고, 국토교통부의 노후 공공건축물 리뉴얼(리모델링+재건축) 대상에 선정돼 혈세를 한푼도 들이지 않는 '착한 사업'으로 추진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약력
△경북 청송 출생 △경북여고, 이화여대 학사(영어영문학과), 서울대 석사(국문학과), 단국대 박사(행정학과) △영남일보 기자(1988~1995년) △경향신문 기자(1995~1998년)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문화관광비서관(1998~2000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2008~2010년) △서울시 여성 첫 정무부시장(2010~2011년) △민선 6기 서초구청장(2014년 7월~)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집무실에서 가진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각종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서초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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