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취임 후 첫 성적표를 받았다. 결과는 대 만족이었다.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통상 1분기 손익은 상반기 실적, 나아가 연간 순익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다. 때문에 금융권은 손 행장이 취임 후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올해도 순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에 58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당초 예상했던 4700억원대를 크게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1분기 중국 화푸빌딩 매각으로 17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거둔 것을 고려하면 이익분기별 경상이익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같은 실적은 우리은행의 순영업수익 창출 능력이 향상돼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1조683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성장과 저비용성예금 증대 노력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향상되며 3.6%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끌었다. 비이자이익은 펀드와 신탁 등 자산관리상품 판매 중심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54.9% 증가한 3161억원을 거뒀다.
시장에서는 1분기 실적이 일회성 이익에 기대지 않고 핵심 지표가 대부분 성장했다는 점에서 기초체력을 한 단계 키웠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실적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애를 먹였던 금호타이어 매각이 순조롭게 매듭지어질 경우 하반기에는 충당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와 관련해 충당금 3150억원을 적립한 상태다. STX엔진 관련 적립 충당금은 1000억원 수준이다. 하반기에 충당금이 환입되면 연간 이익 규모가 예상보다 20% 가까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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