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에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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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07-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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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관세 부과로 중국 콩 수급에 문제 지적

콩 수급 문제가 미중무역전쟁에서 중국에 약점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그래프= 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콩 수입 문제에서 중국의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뉴욕타임즈(NYT)는 9일(현지시간) 중국이 경제적으로 강력한데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인 콩 수급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미국산 수입콩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충분한 양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콩 수입 문제가 미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중국이 휘두를 수 있는 무기의 영향력을 무디게 할 수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주 트럼프 정부의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응해 미국산 콩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미국의 콩 재배 농가는 3분의 1에 달하는 생산량을 중국에 팔았다.

아이오와나 일리노이주 같은 콩 재배 지역이 당장 관세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있다.

중국은 지난해 140억 달러 규모의 콩을 미국으로부터 수입해 하룻밤에 새로운 판매처로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입콩은 가축 사료를 위한 저가 단백질 공급원과 조리유의 주 원료가 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자국농에 콩 재배를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양이 벅차고 장애물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카오츄민은 중국 동북 지역 변방 인구 600명의 샤오우실리 인근에서 16년 동안 옥수수를 재배하면서 땅 일부에만 콩을 재배해 왔다.

10년 전보다 생산이 그리 많이 늘지는 않았다.

그의 밭은 작고 관개시설도 좋지 않다.

새로운 다량생산 종자를 정부가 보급하고 있지만 이전의 것보다 크게 낫진 않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지난주 “다를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농산물은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취약점이 되고 있다.

중국의 늘어나고 있는 부자들은 식탁에 더 좋은 식품이 오르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자국 농가들은 이를 따라잡기에 규모가 너무 작고 발전이 더딘 상황이다.

중국이 지난해 소비한 콩의 90% 가량은 수입한 것으로 수입 규모는 1억톤이 넘는다.

멕시코는 세계 2위 콩 수입국이지만 500만톤 수입에 그친다.

NYT는 그 일부를 자국산 콩으로 대체하는 것은 미국산 반도체를 대체하는 것만큼 힘든 일이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산 콩에 대한 첫 보복 관세 부과 이후 인구 14억명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을 약화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른 가축 사료 활용을 늘리기 위해 중국 검역 당국은 땅콩사료, 면화씨, 유채씨 등 다양한 농업 부산물에 대한 검사를 폐지했다.

중국에서 제일 큰 콩 재배 지역인 헤이룽장성의 농민들은 콩 생산을 늘리라는 당국의 요구를 감지하고 있다.

장려방안으로 지역 정부는 콩을 재배하고 땅을 옥수수 경작에서 콩으로 전환하는 농민에 대해 적절한 보조금을 지원한다.

소셜미디어 앱 위챗에서 새 보조금에 대한 소식은 빠르게 퍼졌다.

많은 농가들이 이미 콩을 사고 심었지만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오히려 옥수수 종자와 비료로 돌아서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다우실리 마을의 35세 농부인 구오키앙은 NYT에 “정부 지원에 따라 가족 소유의 50에이커 땅에 옥수수 대신 콩만 심고 싶다”며 “땅을 비옥하게 하기 위해 기르는 작물을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때문이 아니더라도 콩을 많이 기르고 싶다”며 “중국과 미국 사이에 무역 전쟁 등 특별히 큰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옥수수보다 콩을 기르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콩 재배 자체 수급이 되려면 전 국가 농업 분야 4분의 1에서 4분의 3에 이르는 농가가 뛰어들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의 관세부과가 브라질이나 다른 공급 국가가 콩 재배면적을 늘리도록 하거나 중국이 경계지역 바깥에서 재배를 독려할 수 있어 미국의 농가는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헤이룽장성의 많은 사람들은 이미 땅값이 싸고 풍부한 러시아 극동의 아무르강에서 콩을 재배하고 있다.

1969년 이 경계지역에서는 소비에트연방과 중국 군대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었지만 현재는 관계가 좋은 가운데 교역이 활기를 띄고 있다.

경계지역의 헤이허시에서는 많은 간판이 중국과 러시아어로 돼 있다.

중국의 콩에 대한 수요가 양국 관계를 증진시킬 전망이다.

최근 신화사 인터뷰에서 러시아콩협회 회장은 중국 기업들과 협력을 고려하고 있으며 투자 유치를 위해 헤이룽장성의 수도 하얼빈에 사무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 콩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콩 생산성 증대에도 나서고 있다.

헤이룽장성의 농가들은 미국처럼 농업이 보다 기계화되고 유전자조작이 가능해 생산성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국은 유전자조작 곡물 수입을 허용하고 있으나 헤이룽장성은 농가가 이를 재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사람과 땅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다우실리의 지아싱 농장기업 대표 용팽은 “정부가 허용하더라도 유전자조작 작물을 재배하지 않을 것”이라며 “땅에도 좋지 않고 재배하는 경우 다른 작물을 기를 수 없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고 했다.

헤이허시 인근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현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후웬린은 지난 2014년 린팽현대농업전문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중국이 콩 수입을 전부 대체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후씨는 “소용 없는 일”이라며 “그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콩을 보다 과학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의 회사 일부 땅에서는 콩이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서로 거리를 두고 줄지어 재배하고 있다.

매해 그는 다른 종자 종류를 심어 어떻게 자라는지 관찰한다.

그는 농약 살포를 위한 드론 두 대도 보유하고 있다.

농업 현대화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후씨의 경우 미국 기술이라는 비밀 병기가 있다.

회사 사무실 앞에는 정부 보조금으로 구입한 존 디어의 농기계가 놓여 있다.

중국 기계가 더 싸지만 고장이 잘 난다고 그는 밝혔다.

비료 중 일부도 미국산이다.

후씨에 따르면 농부들 가운데 자주 회자되는 말이 있다고 한다.

작물을 재배할 때 많이 쓰이는 화학제품의 이름을 아는 농부들이 자주 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들은 "수확량이 우선 하늘에 달렸고 두번째는 미국산 인산이암모늄에 의존한다”고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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