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관전포인트-①선거판세]레임덕이냐, 마이티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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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0-0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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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6일 美중간선거 하원 공화당 위기…트럼프, 강경책으로 수세 반전 꾀할 수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를 치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인 이번 선거 결과는 그의 집권후반 향방을 엿볼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중간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4회에 걸쳐 트럼프 집권후반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편집자주>

이번 중간선거에서 6년 임기의 상원 100석 가운데 35석, 2년 임기의 하원 435석(현재 6석 공석) 전체를 새로 뽑는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51석)과 하원(236석)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려면 각각 2석, 23석을 더 얻으면 된다.

현재 판세대로라면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을 공산이 크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종합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9일(현지시간)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206석 우세, 공화당 189석 우세, 경합 40석이다. 민주당이 경합지역에서 12석만 얻으면 과반수인 218석을 차지하게 된다.

반면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석만 더 얻으면 과반수인 51석을 얻을 수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새로 뽑는 35석 가운데 민주당 의석이 26석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를 모두 지키고 2석을 더 얻어야 상원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선거 결과 예측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은 80.4%에 이르지만,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수성 가능성이 68.5%로 나왔다.

◆공화당 하원 위기··· 젊은 층·여성·무당파 트럼프 위협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선거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민주당의 상원 장악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것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만큼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얘기다. 데이비드 브래디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정치과학 교수는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려면 9표 가운데 7표를 얻어야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브래디 교수는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트럼프의 재선을 원한다고 답한 유권자 비율이 49%밖에 안 됐다며, 이례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브래디 교수는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미국인 대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트위터에 글을 올리지 않길 바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젊은 층과 여성 유권자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트럼프 대통령을 위협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트럼프 대통령과 그 주변의 성추문 등에 대한 반발이 표심에 반영될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불법이민자인 부모를 따라 미국에 정착한 청년들(드리머)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 프로그램에 폐지 결정을 내렸고,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대법관으로 지명한 브렛 캐버노의 성추문은 최근 워싱턴 정가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민주당계 정치분석업체인 타깃스마트가 올해 24개주에서 치른 예비선거 결과를 분석한 결과, 18~29세 투표율이 2014년에 비해 평균 4% 포인트 높아졌다. 캐버노 성추문이 여성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여성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무당파의 표심도 이번 선거의 중대 변수 가운데 하나다. 미국 언론들은 올 중간선거 유권자 가운데 후보와 상황에 따라 지지 정당을 바꾸는 무당파 비중이 30%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문제는 트럼프에 대한 무당파의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CNN이 9월 6~9일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 무당파의 지지율이 3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 47%에서 무려 16% 포인트 떨어졌다.

미국 인터넷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이번 중간선거가 악몽이 될지 모른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탄핵정국 우려도··· '레임덕'이냐, '마이티덕'이냐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말할 것도 없지만, 하원만 손에 넣어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추가 감세,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건강보험개혁 성과인 오바마케어 폐지 등을 계속 밀어붙일 태세지만,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로 상임위원회를 모두 접수하면 관련 법안 처리를 막거나 청문회를 열어 조사에 나서는 식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의 핵심 측근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온 마이클 코언 변호사가 최근 사법당국에 유죄를 인정하면서 감형을 대가로 증언하는 플리바게닝 과정에서 한 폭탄발언으로 트럼프 탄핵설이 다시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추문 피해여성 2명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지불하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선거자금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게 코언의 주장이다.

미국에서는 하원 과반이 동의하면 탄핵소추가 가능하고, 상원 3분의2가 찬성하면 탄핵이 결정된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를 탄핵정국으로 몰아넣어 '레임덕(절름발이 오리·임기 말 권력누수)'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반면 중간선거 패배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마이티덕(강한 오리)'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가 2020년 재선을 위한 배수진을 치고 2016년 대선 때처럼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미국 우선주의' 강경책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경우, 북·미 관계가 다시 냉각되고 미·중 무역전쟁이 더 거세질 수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집회에서 열광하는 이들이 공화당 지지자라기보다 트럼프 지지자라는 분석은 그가 이미 중간선거가 아닌 2020년 대선 모드에 돌입했음을 방증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통적인 세 싸움 속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정치지형에서 세 번째 블록을 형성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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