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자문에서도 가장 큰 벽은 '정보 비대칭'이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부동산 AI 비서'로 소수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을 대중화하고 싶다."
15일 아주경제가 만난 남성태 집펀드 대표는 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부동산 AI 비서로 '정보 균형'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AI 비서는 집 주소나 자가 또는 전·월세 여부, 취득 시기, 대출 범위를 입력하면 수익률을 계산해 투자 방향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집펀드는 곧 KT 기가지니와 함께 관련 서비스에 들어가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 만난 부동산 투자자문
남성태 대표는 한때 미국에서 촉망받던 부동산 컨설턴트였다. 세계적인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한국지사에서도 일했다. 유로머니는 올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상업용 부동산 어드바이저·컨설턴트 1위로 뽑았다.
잘나가는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뜻밖이다. 더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남성태 대표는 "우리나라 가계자산 가운데 75%는 부동산이고, 이처럼 부동산에 올인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그렇다면 존재하는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일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투자자문에서 소외돼온 계층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정보 비대칭 해소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다.
집펀드는 이미 부동산과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하고 있다. 결과물은 부동산 AI 비서다. 집펀드는 얼마 전까지 '로보어드바이저'라는 명칭을 썼지만, 부정적인 어감을 해소하려고 이름을 부동산 AI 비서로 바꿨다.
남성태 대표는 "집펀드가 세운 목표는 '부동산으로 돈을 벌자'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AI와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모든 사람이 전문가일 필요는 없고, 가까이 있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면 된다"고 말했다.
◆정보 불균형 풀면 정부에도 힘 실려
남성태 대표에게 "부동산 AI 비서가 왜 필요하냐"라고 다시 물었다. 그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효용이 극대화하는 점을 찾아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시세차익만이 부동산 투자에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이나 환경, 학군 같은 다양한 변수가 따라다닌다. 그는 "그러나 인간은 원하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AI 비서가 이런 점을 채워주는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펴는 부동산 정책도 정보 불균형을 해소해야 힘을 받을 수 있다.
남성태 대표는 "주거용 부동산과 상업용 부동산은 다르다"며 "상업용 부동산은 임대수익에 따라 땅값이 결정되지만, 주거용 부동산은 철저히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놓고 비싼지, 싼지 평가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지 못하면, 올해 광풍을 불러왔던 비트코인처럼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며 "나쁘게 본다면 연암 박지원이 '허생전'에서 꼬집은 매점매석 메커니즘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요즘 집은 거주 공간인지, 투자 수단인지 모호해졌다. 그는 "정부가 이런 상황에서 규제에 나서도 밑으로 안 내려간다"며 "국민이 규제 효과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KT와 손잡고 부동산 AI 비서 서비스
집펀드는 꾸준히 부동산 AI 컨설팅 대중화에 힘써왔다. 올해 7월에는 KT가 주최한 '기가지니 데브 콘퍼런스 2018'에 참여하기도 했다. 집펀드는 여기서 최우수상을 안았다. 당시 콘퍼런스는 'AI 시대, 새로운 서비스 탄생'을 주제로 열렸다.
집펀드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KT그룹 공동사업 프로그램인 '비즈 콜라보레이션'에도 선정됐다. 집펀드는 이달 안에 KT 기가지니를 통해 일반인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부동산 AI 비서를 선보인다.
남성태 대표는 "KT 기가지니와 파트너십을 맺고 전문가용 서비스보다 쉬운 버전인 AI 스피커를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성태 대표는 "데이터 사회에서 데이터는 물감과 같다"며 "누구나 쓸 수는 있지만 누가 무엇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부가가치는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이를 줄이는 일에 집펀드가 나서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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