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등 양국 간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중국이 또 다시 미국 국채를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타격을 줄이고 달러 강세 등으로 커진 위안하 절하 압력을 상쇄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미국 재정부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1조1514억 달러로 전달 대비 137억 달러가 감소했다. 지난 1월 167억 달러가 감소한 이후 100억 달러 이상 줄어든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4개월 연속 미 국채를 매각하면서 중국의 총 보유량은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4개월간 누적 감소분은 317억 달러다. 하지만 미국 최대 채권국의 입지는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 정부 부채 증가에 따라 미 국채 인기가 시들해진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미국은 대대적 감세 조치와 재정지출 확대 등에 따른 재정적자 급증을 우려해 국채 발행량을 늘려왔다.
실제로 미국의 2대 채권국인 일본의 9월 말 기준 미 국채 보유량은 1조28억 달러로 전월 대비 19억 달러 감소했다. 외국인의 미국 국채 총 보유액은 6조2239억 달러로 전월 대비 633억 달러 줄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중국이 위안화 절하와 미 국채 매각으로 대항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중국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로 당국은 시장 안정에 방점을 두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중국은 위안화의 인위적 절하로 무역전쟁에 대항하지 않겠다고 연거푸 강조함은 물론 국채 매각이 무기 중 하나라는 언급은 일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 통화당국은 위안화 절하 속도와 폭을 조정하기 위해 본격적인 방어전에 나선 상태다다. 환율결정 메커니즘에 경기대응요소(역주기요소)를 재도입해 환율 변동 속도를 조정하고 최근에는 외환보유액 등을 활용해 위안화 안정에 힘을 쏟고 있다. 미 국채 보유량 감소의 배경에 위안화가 언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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