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정계복귀에 선을 그었다. 신년 일부 여론조사에서 유 이사장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선두권을 형성하자, 공직에 나서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하지만 여권 내 '대안 부재론'이 지속할 경우 '유시민 등판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지지율, 기성 정치인 웃도는 파괴력
실제 MBC가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2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유 이사장은 10.5%로, 여야 차기 대권잠룡을 통틀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이자, 범보수 대안론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10.1%)를 오차범위 내에선 앞선 수치다.
'사이다' 총리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8.9%, 박원순 서울시장은 7.1%에 각각 그쳤다.
이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상 5.3%), 오세훈 전 서울시장(5.1%), 심상정 정의당 의원(4.6%),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4.5%),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3.3%),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9%), 김경수 경남도지사(1.6%) 등의 순이었다.
같은 날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달 26∼27일 이틀간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유 이사장은 17.8%로, 이 총리(2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중위권은 이재명 경기도지사(8.4%)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7.3%),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5.6%) 등이 형성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3.2%),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2.5%),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2.5%) 등의 지지율은 5% 이하에 머물렀다. '유시민 파괴력'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유시민 정치하면 "저뿐 아니라 가족도 乙"
그러나 유 이사장은 "선거에 나가기 싫다"며 정계복귀설을 일축했다.
그는 이날 노무현재단을 통해 공개한 팟캐스트 방송 '고칠레오'에서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다 을(乙)이 되는 것"이라며 "저만 을이 되는 게 아니라 제 가족도 다 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장은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이 '차기 대권 유력 주자로 올라온 본인의 모습에 어떤 느낌이 드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선 "난감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를 말린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2009년 4월 20일 막무가내로 봉하마을 대통령 댁에 가서 3시간 정도 옛날얘기를 했는데, 제게 '정치하지 말고 글 쓰고 강연하는 게 낫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먹고살아야 한다"며 "정치하는 동안에도 '정치를 끝내면 원래 하던 글쓰기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 일축에도 정치권 등에서 '유시민 대안론'에 군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방송인 '유시민의 알릴레오'은 이날 현재 구독자 수가 50만 명에 육박했다. 첫 방송 조회 수도 200만 회를 돌파했다.
한편 MBC 여론조사는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2.4%다.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해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면접(유선 282명, 무선 718명)을 통해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1.6%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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