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정치권이 연초부터 경제회복을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올해 경제가 녹록지 않다는 판단인 만큼,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경제컨트롤타워의 현장 행보는 그동안 연초에 연례행사처럼 여겨지던 형식적인 현장방문과 성격이 다른 분위기다. 그만큼 정부와 여당이 경제활성화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행보인 셈이다.
경제활성화는 3년 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숙제다.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경제’와 관련된 언급을 가장 많이 했다. 문 대통령은 회견문 낭독에서 경제를 35차례, 성장을 29차례, 혁신을 21차례 언급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달 초부터 기업현장에 대한 방문일정이 빼곡히 차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 할 것 없이 가리지 않고 경제활력에 도움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겠다는 것이다.
지난 3일에는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빌딩에 있는 메이커스페이스를 찾아, 제조 스타트업 분야에 종사하는 젊은 기업가를 격려했다.
앞서 2일에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을 초청한 가운데 신년회를 열었다.
이달 중순에는 4대 그룹을 포함한 대기업과 중견기업, 지방상공회의소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타운홀 미팅 형식의 대화를 나누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통령이 선두에서 현장을 강조하자, 청와대 참모진과 정부 관계자들 역시 재계와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연말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주선으로, 삼성‧SK‧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 부회장급 임원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낙연 총리의 현장행보도 눈에 띈다. 10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독대했다. 이 총리가 4대 그룹 총수와 단독 만남을 가진 것은 취임 이후 최초다.
올해 이 총리의 의지는 확고하다. 산업현장을 자주 방문, 경제정책을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앞서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방문, 8일 인천신항 선광 신컨테이너터미널 방문도 같은 맥락이다.
이 총리는 지난 3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지난해보다 더 자주 경제인 여러분을 모시고, 산업현장의 말씀을 더 가까이에서 듣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지난 3일 올해 첫 현장방문으로 수출업체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올해 우리 경제를 이끌어 줄 중요한 축은 수출”이라며 “수출 7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 현장에서 수출기업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도 정부의 현장행보에 동참하며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중구 명동거리를 찾아 관광산업 현황 점검에 나섰다. 우상호 관광산업활성화대책특별위원장 등과 함께 명동 화장품 가게 등을 둘러봤다.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도 재계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신년 간담회를 개최하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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