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금융당국, 새 코픽스 도입 후 '묻지마 가산금리 인상' 막는다...은행들은 반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임애신 기자
입력 2019-02-06 11:0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금융당국은 올해 7월부터 은행들이 기존 코픽스 대비 약 0.27%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를 은행들이 도입하도록 할 예정이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융당국이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 도입 이후 은행들이 부당하게 가산금리를 조정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했다. 금융소비자들이 금리 인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최근 기존보다 약 0.27%포인트 낮은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를 오는 7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코픽스 금리는 8개 은행이 시장에서 조달하는 정기 예·적금, 기업어음(CP), 환매조건부채권(RP), 금융채 등 8개 상품 자금의 평균 비용을 토대로 산정하는 금리다. 변동금리 상품의 약 60%를 차지한다.

은행들은 코픽스 금리를 기준금리로 두고 가산금리와 가감조정금리를 더해 최종 금리를 산출한다.

가산금리에는 조달금리와 차주의 신용에 따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예상 손실을 의미하는 신용프리미엄, 목표 이익을 만들기 위한 목표이익률 등이 포함된다. 가감조정금리의 경우, 부수거래 감면 금리와 본부·영업점 조정금리 등이 고려된다.

새 코픽스의 금리가 낮은 건 현재 반영되지 않는 요구불예금(보통예금 등)과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결제성 자금, 정부 및 한국은행 차입금 등이 감안되기 때문이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 요구가 있을 때 언제든지 지급해야 하는 단기성 자금으로 금리가 연 0.1%로 낮다. 이를 잔액 기준 코픽스에 반영하면 금리는 현행보다 0.27%포인트 하락한다는 것이 금융위의 분석이다.

당국이 새 코픽스 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은행들이 최근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어 대출금리 인하를 감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은행들은 반발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 인하분을 그대로 떠안을 경우 은행들의 손실이 최대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은행들은 대출금리에 당국이 관여하는 것은 시장 개입이라는 입장이지만 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국은 장기적인 효과에 집중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5일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서 "새로운 코픽스를 도입하면 은행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불만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은행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신뢰가 올라가 지속가능한 이익창출에 기여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은행들이 새 코픽스 기준금리 도입 후 가산금리나 가감조정금리를 높여 금리 인하를 상쇄하는지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다. 

업권에서는 새 코픽스 도입이 '당국의 생색내기용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새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대출상품은 요구불예금, 한국은행 차입금 등 비(非)시장성 자금을 반영하는 탓에 가산금리 중 하나인 리스크 프리미엄이 자동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은행이 실제 조달한 비용에 비해 코픽스가 낮게 책정되면 역마진이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 그만큼 가산금리를 붙인 게 리스크 프리미엄이다. 7월부터 코픽스가 0.27% 포인트 떨어지면 조달금리와의 차이가 더 벌어져 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진다는 게 은행들의 주장이다. 코픽스 기준금리는 낮아질지 몰라도 가산금리는 전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구조인 것을 당국도 인지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이 마치 잘못된 것처럼 프레임을 가져가고 있다"며 "당국의 시장 개입이 지나치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