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중 나온 경제지표가 나쁘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생산(0.8%)과 투자(2.2%)가 전월 대비 증가해 석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도 음식료품과 화장품 같은 소비재 증가가 반등(-0.2→0.2%)을 견인했다. 2월 수출은 11.1% 감소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2월 기준으로 역대 셋째로 높고 일평균 수출액은 전달보다 7.9% 증가했다. 수출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들의 기대심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업황전망지수는 76으로 8포인트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심리가 회복되고 있던 2009년 9월(8포인트 상승) 이후 최대다. 특히 제조업 부문이 11포인트나 오른 건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연 초반 경제활동이 ‘반짝’ 좋아졌다고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긴 힘들다. 현재 국내 경기는 둔화 추세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후보자 시절인 지난해 12월 인사청문회에서 이미 ‘경기 둔화’를 언급한 바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1월 경기둔화 진단을 내놓은 이후 매달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현재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연속 같이 하락하고 있다. 이는 제1차 오일쇼크가 있던 1971년 7월부터 1972년 2월까지 8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통상 동행지수가 6개월 이상 같은 흐름이면 통계청은 경기전환을 공식화할지 검토한다. △IMF외환위기 직전(1997년 9월~) △코스닥 버블 붕괴(2000년 9월~) △카드대란 이후(2004년 5월~) 때도 동반하락은 6개월간 지속됐다.
단순히 경제성장률만 보더라도 2017년 3.1%에서 지난해 2.7%, 올해는 2.6~2.7%(정부 전망치)로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전망치는 2.6%로 올해 한국경제가 7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전문가는 물론 정부도 최근 한국경제의 ‘둔화 추세’는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는 반면, ‘침체’엔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경기흐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소기업계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중소기업은 이미 경기침체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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