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인 성북구 '북정마을'이 용적률 일부를 개발 수익과 맞바꾸는 방식으로 재개발된다.
서울시는 북정마을로 불리는 성북2구역과 인근 신월곡1구역 결합정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성북2구역이 용적률 80%를 신월곡1구역에 넘기면 신월곡1구역이 이를 활용해 얻은 개발 수익을 성북2구역에 나눠주는 방식으로 두 개의 재개발 사업지가 용적률과 수익을 서로 주고받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성북2구역이 3km정도 떨어진 신월곡1구역과 2011년도에 처음으로 결합개발을 추진한 후 7년여 만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결합개발을 통해 신월곡1구역에 결합용적률(80%)을 이양하고, 그 중 48.5%의 개발 이익으로 성북2구역을 저층주거지로 정비한다.
‘북정마을’로도 불리는 성북2구역은 한양도성 밖 성곽마을로 한양도성과 구릉지형에 앉혀진 저층 주택들이 마을 경관을 이룬다. 서울시는 성곽마을의 하나인 북정마을을 살리기 위해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지우는 전면철거방식의 재개발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직선거리로 3km정도 떨어진 신월곡1구역(고밀개발)과 성북2구역(저밀관리)의 2개 재개발구역을 결합(결합개발)해 성북2구역을 보존키로 한 것이다.
신월곡1구역은 성매매 집결지인 '미아리 텍사스'로 잘 알려진 곳이다. 애초 서울시는 성북2구역을 전면 철거해 한옥과 저층 테라스하우스를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2015년 도시계획위원회가 마을 원형 유지를 위해 정비 유형을 전면 철거형에서 수복형으로 바꾸면서 계획을 변경했다. 변경안은 작년 7월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고, 공동정비지구 경계와 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조정과정을 거쳐 이날 고시됐다. 재개발 추진 8년만이다.
변경된 정비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성북2구역의 용적률을 90%로 제한하고, 결합 개발에 따른 용적률 80%를 신월곡1구역에 적용해 신월곡1구역 용적률을 600%에서 680%로 올렸다. 성북2구역은 48.5%에 해당하는 용적률에 대해 지역주민의 일부가 신월곡1구역에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받아 성북2구역 정비사업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에 변경한 성북2구역 정비계획은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는 재개발을 통해서도 역사문화자원을 보존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모색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지역특성을 고려해 전면철거형 정비 방식이 적용되는 공동정비지구와 주민이 자율적으로 신축‧개량할 수 있는 개별정비지구를 계획했다. 공동정비지구는 한양도성을 고려한 단지 내 높이 제한을 세분화(2~4층)해 시각적 거부감을 최소화하는 등 마을경관이 훼손되지 않도록 계획했다. 개별정비지구는 한양도성과 어우러진 마을의 풍경 및 기존 도시조직 유지를 위해 골목길 보전 등 원지형․원풍경 보존을 위한 건축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성북2구역은 원지형과 풍경을 유지하기 위해 저밀개발을 하고 남는 용적률을 고밀개발이 가능한 신월곡1구역으로 이양하는 결합개발 방식이며, 결합개발을 통해 수복형으로 정비계획을 수립한 최초의 사례이다. 이는 앞으로 도심 내 지역특성별 정비계획 방식을 다양화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신월곡1구역은 건축위원회 및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거쳐 사업시행인가 준비 중으로 금년 내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류 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이번 정비계획 변경 결정․고시를 통해 새로운 정비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가지 입장에서 주민 갈등으로 정체되어 있는 정비구역에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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