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은 대기업 중심 수출 주도 성장전략을 통해 국력을 키웠다. 수출 및 중화학공업을 먼저 육성하고 그 성과가 경제 전체에 파급되길 기대하는 이른바 '낙수효과'로 경제를 성장시킨 것.
경제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이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했다. 한국은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 수위권 경제국가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불균형한 성장의 결과, 소수 대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가 고착화됐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종속되고 사회적 양극화와 시장의 불평등을 초래했다.
이에 동반성장을 통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를 해소하고 이에 따른 일자리 확산, 성장 잠재력 제고, 산업 경쟁력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들은 중소기업과 기술을 나누고 판로 개척을 도울 뿐만 아니라 맞춤형 기술지원에 나서는 등 동반성장 기치 아래 건전한 산업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 한전, 중소기업에 유망특허 기술이전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유망특허 기술이전을 통해 중소기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한전은 오는 4일 대전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기술보증기금, 광주테크노파크, 대전테크노파크와 함께 '유망특허 기술이전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설명회는 한전이 보유한 특허기술의 사업화를 통해 중소기업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기술이전 절차 안내, 기술금융 지원제도 및 기술사업화 지원제도 소개, 각 발명자의 발표, 발명자·기업 간 기술 관련 현장 상담 순으로 진행된다.
한전이 보유한 특허와 무상 이전 대상 기술 리스트는 현장에서 책자로 배부할 예정이다.
설명회 참가를 희망하는 중소기업은 한전 홈페이지 또는 기술보증기금 기술이전 정보시스템인 테크브릿지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종환 한전 기술본부장(CTO)은 "한전의 우수한 기술들이 중소기업에 전파돼 상생의 결실을 맺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남동발전, 건전한 산업생태계 조성 '2030 동반성장 New Vison' 선포
한국남동발전은 공기업으로서 건전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중소기업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동반성장의 정책적 지향점을 발표했다.
정부 동반성장실적평가 7년 연속 최고등급 달성을 이룬 남동발전은 지난 3월 28일 개최한 2019 KOEN 동반성장 컨퍼런스‘에서 82개 회원사 임직원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30 KOEN 동반성장 New Vision'을 선포했다.
남동발전은 '동반성장 New Vision'을 통해 대중소 기업간 공정경제 생태계조성, 혁신성장을 위한 기술상용화 활성화, 성장동력확보를 통한 민간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창출에 역점을 두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향열 남동발전 사장은 "4차산업혁명, 국내외 경기침체, 에너지전환 정책 등의 힘든 경영환경 속에서도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까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동발전은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남동발전은 3월 8~14일 중소기업의 중동지역 진출을 돕기 위해 '2019 중동 시장개척단'을 진행했다.
남동발전과 코트라(KOTRA), 기계산업진흥회 협업으로 진행된 이번 수출상담회는 국내 12개 중소기업이 참여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쿠웨이트, 오만 무스카트에서 개최됐다.
참가기업들은 현지 발전플랜트, 정비회사 등을 대상으로 기업홍보와 주력제품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현지 기업들은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에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시장개척단에는 현지 전력시장 동향 및 진출을 위한 유의사항 등의 설명회가 열려 중동지역 전력시장 진출을 위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수출상담회를 함께 진행한 남동발전 등 3개 기관은 참가기업 접수단계부터 개별 기업의 주력품목을 면밀히 분석했다. 이를 통해 각국의 전력청, 설계·조달·시공(EPC)사, 플랜트 기자재 수입업체 등 다양한 바이어들을 섭외해 바이어 매칭을 주선했다.
특히 KOTRA 무역관 등 전문인력이 동참해 바이어군별 최적의 매칭으로 수출상담 및 계약 성사율을 높이는 등 유관기관 간 성공적인 '중소기업 동반 해외시장 진출' 모델로 주목받았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수출로드쇼를 통해 300여건에 이르는 구매상담이 이뤄졌고, 계약 추진액으로 540만 달러 상당의 성과를 올렸다"며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함께 협력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달 27일 기계산업동반성장진흥재단 및 참여기업 16개사가 모인 가운데 '2, 3차 협력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산업혁신운동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동서발전에 따르면 산업혁신운동 1단계 사업은 정부 주도하에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1단계 산업혁신운동에서 중소기업 106개를 대상으로 11억원을 지원해 참여기업들이 39억3000만원 재무성과를 이끌어냈다.
이어 2단계 사업은 민간이 주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국내 소재 2, 3차 협력중소기업 혁신활동을 통해 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동서발전은 2단계 사업을 통해 올해 1월 선정된 16개사 참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현장진단 및 혁신활동을 지원해 중소기업의 튼튼한 성장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선도적으로 지원해 상생의 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과 여성기업, 장애인 기업 등 가장 큰 고민인 판로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동서발전은 지난 3월 21일 우수 중소기업제품의 판로 확대를 위해 사회적 기업을 포함한 35개 중소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2019 중소기업제품 구매상담회'를 열었다.
이번 상담회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했으나 국내외 저성장기조로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초청해 제품의 설명, 판매계약뿐만 아니라 실무자 간 기술·정보교류를 통해 지속적인 상생협력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동서발전은 내달 23일까지 5개 사업소에서 총 176개의 업체가 참여하는 구매상담회를 시행할 계획이다.
동서발전은 2007년부터 매년 5개 사업소에서 '사업소 동반성장의 날'을 개최했으며 2010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구매상담회를 시행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전략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한수원은 3월 4일 22개 협력 중소기업과 함께 시장개척단을 꾸려 터키에 진출했다. 유럽 공략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인 터키 공략에 나선 것.
한수원이 국내 29개 원전 기자재 공급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수출전담법인 코리아누클리어파트너스(KNP, Korea Nuclear Partners)와 함께 기획한 터키 시장개척단에는 원전 기자재 공급사, 한수원 유자격 공급자, 동반성장 협의회 회원사 등이 참여했다.
특히, 두산중공업 협력사 5개 기업도 참여해 2, 3차 협력기업들도 한수원과의 동반성장 관계를 강화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3월 5일(현지시간) 시장개척단과 연계해 참석한 2019 터키 국제 원자력 발전소 서밋(INPPS) 개회식에서 "터키가 새롭게 건설 중인 아큐우 원전이나 시놉 원전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양국 간 협력방안이 도출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자체 중소기업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 동반성장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KTL은 지난 2월 KTL의 대표 중소기업 상생협력 프로그램인 'K-STAR기업 육성사업'의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유망 중소기업 10개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맞춤형 기술지원에 착수했다.
'K-STAR기업 육성사업'은 유망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 기술혁신형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6년부터 시작한 KTL의 대표적인 자체 중소기업 상생 협력 프로그램이다.
K-STAR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게는 KTL 직원 중 박사급 전문인력을 전담 코디네이터로 지정해 최대 3년간 맞춤형 기술자문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퇴직공무원의 축적된 전문성과 경륜을 활용하는 인사혁신처의 '노하우플러스' 사업으로 품질·재무관리, 각종 정책자금 지원 및 특허출원 등의 분야에서 컨설팅도 함께 지원한다.
이번에 신규 선정된 10개 기업의 2017년 평균매출액은 305억9600만원이며, 이들 기업의 수출비중은 30%에 달한다.
조원서 KTL 기획조정본부장은 "올해 4회째를 맞는 'K-STAR기업 육성사업'은 그동안 총 21개의 유망 중소기업을 선정·지원했으며 최근 가시적인 성과가 창출되고 있다"며 "KTL 가족으로 함께하게 된 K-STAR기업에게 전사 차원의 수준 높은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동반성장 파트너로서 기업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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