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학습' 포인트 쌓기 열풍…"모자라면 불이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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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4-0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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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산당 체제 선전 모바일 앱 '쉐시창궈' 출시

  • 훙빠오 제공 등 '당근', 공공기관 등록 강제화

  • 포인트 미달시 공개비판 "마오쩌둥 시대인가"

중국 내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에게 발송한 통지문. 쉐시창궈 포인트가 기준에 미달하는 교사를 공개 비판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웨이보 캡처 ]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習近平) 체제 선전을 위한 모바일 앱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 기관과 공기업, 학교 등을 대상으로 앱 다운로드를 강제화하고 앱 사용 시간이 적은 공직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조치까지 등장했다.

이 때문에 마오쩌둥(毛澤東) 어록을 담은 홍서(紅書)가 재등장했다는 비판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1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제작·배포한 모바일 앱 '쉐시창궈(學習强國·학습강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쉐시창궈는 모바일과 PC 등을 통해 시 주석의 어록 및 관련 뉴스, 공산당 사상을 선전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지난 1월 초 출시된 이후 중국 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나 사회주의 사상에 무관심한 젊은층을 대상으로 체제 선전을 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고안됐다.

앱 명칭은 '강한 중국(强國)을 배우자'는 의미와 함께 시 주석의 성과 '학습하다'라는 뜻의 한자 '습(習)'의 발음이 같은 점에 착안해 '시진핑을 공부하자'라는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앱에 담긴 시 주석 어록 및 뉴스를 열람하거나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면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이 눈에 띈다.

포인트가 일정 수준 쌓이면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즈푸바오(支付宝)를 통해 훙빠오(紅包·모바일로 거래되는 현금)를 제공한다.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해당 포인트를 사용해 관광지 등에 무료 입장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하기도 했다.

웨이보 등에서 '오늘 쉐시창궈 포인트 몇 점을 쌓았다'는 게시물이 홍수를 이루는 이유다.
 

쉐시창궈 앱을 열 때마다 '홍서'를 펴는 것 같다는 내용의 웨이보 게시물. [사진=웨이보 캡처]


다만 중국 공산당이 시 주석의 1인 체제 공고화를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은 물론 공기업과 학교 등에서도 쉐시창궈 등록 강제화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오늘 출근하자마자 상사로부터 쉐시창궈 등록을 했냐는 질문을 받아 당황스러웠다"는 글을 남겼다.

조직 내 부서 혹은 팀 단위로 단체 등록을 하고 그 결과를 상부에 보고하라는 식의 휴대폰 문자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베이징 시내의 한 고등학교는 매일 35점 이상의 포인트를 쌓지 못한 교사의 실명을 거론해 비판하고, 쉐시창궈 내용을 교사들의 사상 교육 교재로 활용하라는 지침까지 하달했다.

이런 상황을 접한 젊은층은 1960년~1970년대 중국을 혼란에 빠뜨렸던 문화대혁명 당시 홍위병들의 필수품이었던 '홍서'가 다시 등장했다는 반응까지 내놓고 있다.

홍서는 마오쩌둥의 어록을 담은 책으로, 책 표지가 빨간색이라 홍서로 불린다.

또 다른 웨이보 사용자는 "쉐시창궈 앱을 열 때마다 항상 작은 홍서를 펴는 느낌"이라고 적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이날 보도에서 "마오쩌둥의 홍서가 시진핑 사상을 학습하는 모바일 앱으로 현대적 전환을 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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