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이 잇따라 기준금리 결정에 나선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데 이어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제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이들 신흥국은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가장 먼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곳은 말레이시아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응한 23명 경제학자 중 14명이 말레이 중앙은행이 금리를 25bp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말레이 정부는 글로벌 수요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여전히 4.9%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경제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금융업체인 TA증권은 중앙은행이 국내총생산(GDP)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말레이시아가 근시일 내 동남아에서 금리를 낮추는 첫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말레이 중앙은행은 지난해 1월 금리를 25bp 인상한 뒤 줄곧 3.25% 수준으로 동결해왔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상품·서비스 세금 개정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진작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으며, 대규모 인프라의 취소와 재정적자 감소의 실패 등도 말레이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러나 기존에 말레이 중앙은행이 금리변동 전 강력한 신호를 보냈던 것을 고려하면서, 이번이 아닌 다음 통화회의에서 금리인하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태국은 많은 이들이 금리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거의 3년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태국은 정치적 혼란으로 경제 전망의 불투명성이 더해지고 있다. 최근 바트화는 동남아시아 통화 중 가장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달러 대비 가치 상승은 수출전망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린 아둘와타나 방콕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태국 중앙은행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금리를 올리지도 못하며, 앞서 취한 매파적 입장으로 인해 금리를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베라따이 산티프랍홉 태국은행 총재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 여전히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닫아놓지는 않고 있다.
시장은 9일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필리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5 b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해 고공행진했던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175bp나 높인 바 있다. 그러나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서 중앙은행은 곧 완화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 필리핀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환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중앙은행에 금리인하 여력을 실어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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