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는 구조조정의 피바람이 부는 상황을 재연했다. 그 속에는 일자리를 둘러싼 장년층과 청년층의 세대 간 갈등이 녹아 있다.
정부가 정책 과제로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연장하는 것을 고민 중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모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 인구구조 변화 추세를 볼 때 정년 연장 문제를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분배 개선을 위해서는 노인빈곤 완화가 매우 중요하며,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정년 연장이 고령층의 안정적인 소득 확보는 물론, 노후 준비 시간을 벌 수 있어 노인 빈곤 문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는 곧 고용이라는 점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동적으로 연봉이 오르게 돼 있는 현재 연공서열식 임금구조상 정년 연장은 시기상조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근로자들의 정년이 연장된 만큼 인건비 부담이 커지게 된다. 그럼에도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면, 기업은 신규채용을 줄이는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청년 구직자들에게 돌아간다.
임금체계 개편과 청년 고용대책이 수반되지 않는 한 정년 연장은 일자리를 두고 청년층과 장년층이 경쟁하는 ‘세대 간 갈등’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노인 고용촉진 방안 중 ‘재고용’을 벤치마킹할 만하다.
일본 기업은 근로자가 55세가 됐을 때 동일한 임금 수준으로 60세에 정년퇴직하거나 낮은 임금으로 65세까지 계속 일을 하도록 선택하게 한다.
재고용 시 파트타임 고용도 가능하고 임금이나 처우도 조정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을 덜어 신규 채용 여력도 생긴다. 일본은 고용 가능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신이 구조조정을 앞둔 모 부장이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정년 연장을 선택지로 보기에, 현재로서는 감당해야 할 개인적(가족), 사회적(세대 간 갈등) 무게가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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