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의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디자인센터가 2017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가상현실(VR) 기기를 비롯한 첨단 설비가 가져온 변화다.
GMTCK 디자인센터는 전 세계 6곳의 제너럴모터스(GM) 디자인센터 중 북미 다음으로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150여명의 디자이너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차량 개발 프로그램과 연계한 내·외관 디자인, 디지털 디자인과 모델링 등을 수행하고 있다.
26일 GMTCK 디자인센터 내 스튜디오에서 직접 체험해본 첨단 장비들은 GM의 혁신이 실제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가장 먼저 사용해본,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기기인 ‘HMD’는 시제품 자동차 디자인을 실제처럼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차량의 색상 등도 기호에 따라 바꿔서 볼 수 있게 했다.
나란히 비치돼 있던 또 다른 HMD는 차량 내부를 실제처럼 보여줬다. 내장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컨트롤러의 버튼을 누르자 운전석과 조수석 등이 실시간으로 옮겨져 최적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이날 체험했던 차는 시중에도 나오지 않은 GM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레일블레이저’ 신형이었다.
박지헌 GMTCK 디자인센터 부장은 “한국과 미국 등의 디자인센터들이 신차 개발 단계에서 디자인 변경 등 의사결정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VR 장치들을 활용한다”며 “이 덕분에 디자인을 완성하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으며, 소통도 원활해졌다”고 설명했다.
GM은 VR 장치를 디자인뿐만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고객이 원하면 각 매장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차를 체험해 볼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미 GM의 고급차 브랜드인 ‘캐딜락’은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이 일하는 협업 공간에서는 GM 내에서 GMTCK 디자인센터의 위상을 알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 신차의 디자인이 한창이었다. 실물화한 모형의 부분과 전체 등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일부는 아직까지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차량의 디자인이라 천으로 덮인 것도 있었다.
GMTCK 디자인센터가 GM이 한국 시장의 공략 차원에서 형식적으로 만들어놓은 게 아니라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었다.
한국GM 관계자는 “GMTCK 디자인센터는 GM 브랜드 쉐보레의 소형차 ‘스파크’와 준중형 세단 ‘크루즈’ 등을 주도적으로 디자인했다”며 “캐딜락, 뷰익 등 GM의 다른 글로벌 브랜드의 주요 모델들도 개발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한편 GMTCK 디자인센터는 1983년 1월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내 디자인센터로 출발했다. 2002년 독립적인 센터 완공을 통해 현재의 디자인센터의 기반을 마련했다. 2014년 400억원을 투자, 규모를 배 이상 확장해 GM 내에서 중추적인 곳으로 거듭났다.

26일 인천 부평의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디자인센터를 찾은 기자들이 스튜디오 내 첨단 디자인 장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한국G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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