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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어리석은 정책 VS 우위 보여줘야" 수출규제 여론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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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7-0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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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언론 사설부터 극명한 대비 이루며 규제정책 평가 극과극

  • "하이테크가 무기라는 것 증명…일본은 더이상 굴복하지 않아"

한국에 대한 반도체 재료 수출규제를 둘러싸고 일본 내 여론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밀어붙이는 규제책이 일본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한편, 다른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조치는 정당한 조치이며 일본이 외교무대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기회가 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일관계 악화 일본에 손해"…"왜 이런 정책냈는지 의문" 

마이니치 신문의 사와다 가쓰미 외신부장은 지난 6일 오피니언을 통해 이번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사와다 부장은 "징용판결의 심각성에 대해 이해 못하는 문재인 정부에 반발이 생길 수는 있다"면서도 "이해 득실을 생각해 보면 일본에게 이익되는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아베 정권은 왜 이렇게 간단한 계산조차 하지 않은 것일까?"고 지적했다. 또 "장기적으로 보면 일본 기업에 고통을 강요하는 어리석은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사와다 부장은 이번 조치의 문제점으로 △자유무역을 주장해 온 일본의 국제적 신뢰 저하 △글로벌 반도체 공급에 악영향 △주요고객인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 감소로 일본 기업에 피해 △한국의 대안부품 조달·개발로 일본의 국제경쟁력 저하 등 4가지를 꼽았다. 

이어 "민간과 정부가 일체가 되어 돌진할 때 한국의 속도는 대단하기 때문에 맹렬한 기세로 대책을 만들 것이다"라면서 "지금 (규제조치를) 철회해도 이미 일본에 대한 불신이 커졌으므로 한국이 예전처럼 일본 기업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산업성의 관료는 "일본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는 이유는 일본 기업에 안심하고 의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공급 불안에 시달린다면 (수입업체들은) 일본 이외의 국가 업체들을 찾으려 할 것"라고 지적했다. 

일본 안전보장 무역학회의 초대 회장을 맡았으며, 국제안전보장 전문가인 야마모토 타케히코 와세다대학 명예교수 역시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규제조치를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마모토 교수는 "한국에게 이번 조치는 일본의 위협으로 비칠 것이다. 한국 언론에서는 이미 '기술전쟁'이라는 말이 나온다"라면서 "한국은 지정학적, 지경학적으로도 일본에 중요한 지역인 만큼 한·일관계에 금이 가면 국익을 해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휘두른 주먹을 빨리 제자리로 넣어야 한다"면서 "일본은 석유나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다. 국가 존속을 위해서는 전방위 경제외교를 평온하게 전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사히·도쿄 신문 등도 이번 수출규제가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한 '보복조치'라고 평가하면서 양국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日 하이테크의 힘 사용하기 시작"···"일본은 카드가 남았다" 

일본TBS 방송이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해 58%가 타당하다고 답하면서 찬성 쪽으로 다소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베 정부의 조치가 정당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장성 관료 출신 다카하시 요이치 가에쓰대학 교수는 온라인 매체인 현대비즈니스(現代ビジネス)에 기고한 글을 통해 "국제적 상식으로 비우호적 태도를 취하는 국가가 보복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한국은 그동안 무엇을 해도 일본이 보복하지 않는다는 다소 안일한 태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요이치 교수는 "일본 측은 아직 카드가 남아있다"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일본은 얼마든지 추가 대응 조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금융회사인 무샤리서치의 무샤 료지 대표는 이번 기회로 일본의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확인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샤 대표는 "한국에서 (반도체) 생산이 정체된다면 대신 대만이나 중국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이들 또한 일본 소재·부품을 찾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일본은 고객만 바꾸면 된다는 논리다.

무샤 대표는 또 "스마트폰, TV, PC, 액정, 반도체 등의 최첨단 하이테크의 생산이 북동아시아에 몰려있는 이유는 바로 일본 때문이다"라면서 "일본은 수많은 소재·부품 제공 영역에서 기술·품질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절대 일인자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그동안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계속 굴복해왔지만, 이번 사건은 일본이 경제적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시장은 머지않아 하이테크를 기반으로 한 일본의 협상력이 압도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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