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보석으로 석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원이 직권으로 보석허가 가능성을 내비친데다 검찰까지 ‘엄격한 조건’을 달아 허용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는 오늘(17일) ‘사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재판에서 "현시점 이후 구속을 해제하는 방식으로는 직권보석이 가장 적절치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면서 "피고인의 직권보석에 관한 의견 요청서를 오늘 정식으로 검사에게 보내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을 재판부 직권보석 형태로 석방하려 하는데, 검찰의 의견은 어떠냐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엄격한 조건을 부여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엄격한 조건’으로는 △주거지 제한 △법원의 허가 없이 여행하거나 외국 출국하지 않는다는 서약 △가족·변호인을 제외한 사람들과의 접촉 제한 등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은 조만간 재판부 직권보석 형태로 석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간 만료는 오는 8월 10일까지다. 이날이 지나면 양 전 대법원장은 자동으로 석방된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재판 초기 공판준비기일을 여러 차례 요구하고 증거조사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방식으로 재판진행을 지연시켜왔다.
특히 수십만 페이지에 이르는 사법농단 관련 출력물을 원본파일과 일일이 대조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을 거론하는 등 과거 자신의 판례나 재판진행 방식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대 6개월에 달하는 구속기간 동안 실체 심리를 거의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게 됐고, 결국 석방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법조계에서는 ‘법을 너무도 잘 아는 양 전 대법원장이 관련 규정의 맹점을 잘 활용하고 있는 듯 하다’면서 ‘과거 현직시절의 양승태였다면 허가하지 않았을 행동들’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오히려 직권 보석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변호인 측은 "구속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석을 결정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중당,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유지 촉구 (서울=연합뉴스)= 민중당 당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상태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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