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와 가계, 기업을 아우른 중국의 전체 부채는 올해 1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3배가 넘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7%보다 증가한 것이다. 중국의 전체 부채는 40조 달러(약 4경7000조원)를 넘어섰다.
비금융 기업의 부채는 감소했지만 가계와 금융기업, 정부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비금융 기업의 부채 감소는 중국 당국이 부채 감축(디레버리징)을 위해 비은행권 대출인 ‘그림자 금융’을 규제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IIF는 중국의 디레버리징에 대한 도전이 막중하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부채가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IIF에 따르면 중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008년 171%에서 2017년 299%로 치솟은 후오름세를 지속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둔화 압력으로 경기부양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책 결정자들이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감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중국이 향후 몇 개월간 그림자금융 관련 규제도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소규모 지역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그림자금융 규제를 강화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리커창 중국 총리는 2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다음 날인 지난 16일 "계속해서 적극적인 재정정책, 온건한 통화정책, 취업우선정책을 펴나가는 가운데 적기에 미세 조정을 하고, 경기조정정책 도구를 잘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당·정이 아직 기존의 부양 패키지 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새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SCMP는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가 위기를 모면하려고 과도한 부양정책을 펴는 것이 부채 비율 증가, 부실기업 양산 등 장기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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