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면협상 재개 '청신호'... 中, 미국산 농산물 구매 진행

신화통신 "몇몇 중국 기업들이 미국 수출업체들에 농산물 구매 문의"

중국 일부 기업이 미국산 농산물의 신규 구매에 나섰다. 미국과 중국 고위급 대표들의 전화협상 뒤 나온 움직임으로, 양국의 대면 무역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몇몇 중국 기업들이 미국 수출업체들에 농산물 구매를 문의하고 해당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 면제를 신청했다"며 "이에 따라 중국 국무원 산하 관세세칙 위원회가 전문가를 모아 기업들의 관세 제외 신청을 심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관련 중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농산물을 계속 수입할 의사가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일본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달성한 중요한 공동 의식을 실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시 주석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약속과 달리 미국의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고 있다고 불평했고, 중국은 화웨이 제재 완화를 먼저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양국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농산물 구매는 양국의 대면 무역협상이 곧 재개될 수 있을 것이란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胡希金) 편집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 업체들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며 “미국과 중국이 곧 대면 무역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측이 최근 호의를 표시해온 가운데 중국 측에서 나온 이번 조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중국과 미국의 무역협상이 곧 다시 시작되리라는 것을 시사한다”다고 강조했다.

양국 무역협상팀을 이끄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9일 전화협상을 진행했다. 

당시 통화는 양국 정상의 오사카 회담 이후 두 번째 전화협상으로, 아무런 진전 없이 종료됐던 9일 전화협상과 달리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다음날 “므누신 장관이 중국 측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앞서 중국 측과의 전화 통화가 생산적일 경우 자신과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베이징에 가서 대면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