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내수 경기 상황을 알려주는 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8월(99) 처음으로 기준수준인 100을 하회했다. 11월에는 96까지 내려앉을 정도였다. 지난 4월까지 다소 오름세를 보였지만, 5월부터 다시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수출 위축 등 대외 변수 대응이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내수 활성화로 초점이 맞춰졌다.
내수 활성화에 대한 정부 정책의 변화는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도 감지됐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15년 이상 노후차를 신차로 바꿀 때 최대 143만원의 감세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노후차 가운데 경유차만 대상이었던 것을 휘발유·LPG 차량까지로 확대하면서 적용대상을 늘렸다. 수소차를 구매하면 최대 400만원의 개별소비세를 감면하는 정책은 3년 더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가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만 25세 이하 청년은 일주일간 SRT 고속열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일단 시장에서 소비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여기에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는 6조7000억원의 올해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될 경우, 지역사랑 상품권 발행 규모를 기존 2조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초저금리 대출 지원을 1조8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5000억원 늘려 재정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22일 세법개정안 당정협의를 열고 △내국인의 면세점 구매한도 상향 △승용차 구입 시 개별소비세 한시 감면 확대 Δ외국인 관광객의 성형과 숙박요금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특례 연장 등을 논의했다.
재정을 쏟아붓고 세금을 완화해 얼어붙은 내수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차원이다. 이 같은 성과를 하반기에는 거둔다는 게 정부의 목표이기도 하다.
다만, 내년 최저임금 인상(8590원)이 결정돼 시장 전반에 대한 기대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한몫한다.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한 확대 여부를 놓고 정부는 여전히 확답을 주지 못한 실정이다.
민간경제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갈등이나 글로벌 경기 둔화, 일본 경제보복 등에서 정부의 역할이 제한적인 부분이 크다"면서 "내수에 힘을 싣는 정책을 연신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소비심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소상공인·자영업 시장의 변화 여부가 아무래도 내수 활성화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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