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를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금융·첨단기술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미·중 무역협상의 부분적 합의를 앞둔 시점에 나온 발언으로,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중국의 발전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4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상하이에서 업무 보고를 받으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경제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며 "글로벌 자금·정보·기술·인재 등 자원을 적극적으로 배치해 상하이 금융 시장의 국제적 지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 기술 확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초·응용 연구의 창조적 성과를 형성하고 치명적인 관건적 핵심 기술을 돌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첨단 산업이 이끌고 현대 서비스업이 주체가 돼 선진 제조업이 뒤를 받치는 전략으로 산업사슬의 핵심 고리를 장악하고 가치사슬의 상단을 점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미국과의 무역협상과 별개로 중국 경제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미·중은 관세 유예와 수입 확대를 맞바꾸는 1단계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서 시 주석과 만나 합의안에 서명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상하이에 부여된 3가지 임무도 재강조했다.
그는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내에 새로 조성 중인 린강신구(臨港新片區)를 국제적인 혁신 합작 기지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설립된 커촹반(科創板·중국판 나스닥)의 성공적 정착과 창장(長江) 삼각주 경제 통합의 적극적 추진도 주문했다.
최근 개최된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절대 지위를 재확인하며 자신감을 되찾은 시 주석은 상하이 시찰 중 민생 챙기기에 주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 주석은 상하이 황푸강변 양편에 45km 길이로 조성 중인 생태공원 양푸빈장(楊浦濱江), 중국인과 50여개국 외국인이 어울려 살고 있는 창닝구 훙차오제의 구베이(古北)시민센터를 잇따라 방문했다.
그는 "4중전회의 정신을 심화 학습해 도시 거버넌스의 현대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인민 군중이 더 많은 성취감과 행복감, 안전감을 느낄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업무 보고 말미에 리창(李强) 상하이 당서기와 잉융(應勇) 상하이 시장 등 현지 고위 간부들을 향해 "상하이는 우리 당의 탄생지이며 풍부한 홍색 자원을 교재로 삼아 당원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두 개의 100년(창당 100주년·건국 100주년) 분투 목표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인 '중국몽(中國夢)' 실현의 선두에 서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오는 5일 상하이에서 개막하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박람회에 참석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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